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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회근 금강경 강의] 16편. 무소득(無所得)

― 깨달음은 ‘아무것도 얻지 않음’이다

by 이안

1. 경전의 의미 ― 깨달음이란 무엇을 얻는 것이 아니다


「須菩提!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於法實無所得。」

(수보리! 여래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시, 어법실무소득)


“수보리야,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을 때, 실로 법에 의지하여 실로 얻은 바가 없느니라.


부처님은 수보리에게 단호히 말한다. 여래가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을 때, 실은 아무것도 ‘얻은 바가 없다’. 여기서 ‘법에 의지해서 실로 얻은 바가 없다(於法實無所得)’는 구절은 금강경 전체의 관통선이라 할 수 있다.


‘깨달음’이란 어떤 진리나 원리를 손에 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념과 대상에 대한 ‘집착과 억측’으로부터 철저히 벗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얻음’이 아니라 ‘버림’이며, ‘도달’이 아니라 ‘초탈’이다.


2. 남회근의 해석 ― 얻음이 없을 때 진정한 깨달음이 열린다


남회근은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깨달음이란 어떤 지혜나 능력, 경지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마음속에서 ‘얻고자 하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진정한 자유와 해탈이 열린다.”


남회근은 ‘무소득(無所得)’을 단순한 겸양의 표현이 아니라, 깨달음 자체의 본질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서 말한다.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은 인간의 언어 한계에서 나온 것일 뿐이다. 실제로는 어떤 자아도, 어떤 대상도, 어떤 진리도 ‘얻어지는 것’은 없다.


모든 깨달음은 오히려 분별의 바탕을 무너뜨리는 것이지,
새로운 ‘소유’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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