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림의 베르메르] 9편. 음악회

소리 없는 음악, 인간관계의 조율

by 이안

1. 서두 조용한 방, 들리지 않는 선율


세 명의 인물이 방 안에 있다.

한 여인은 첼로를, 다른 여인은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남자는 악보를 들고 서 있다.

그들의 입은 닫혀 있고, 방 안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회〉의 침묵은 비어 있지 않다.


그 고요 속에는 화음이, 그리고 인간의 관계가 흐르고 있다.


베르메르는 소리를 그리지 않고,
소리의 부재를 통해 음악을 들리게 하는 화가였다.


그의 음악은 귀로가 아니라, 눈과 마음으로 들리는 세계다.


2. 회화의 내면 관계의 구성, 시선의 긴장


이 그림의 중심은 음악이 아니라 관계다.

세 인물은 한 화면 안에 있지만, 서로의 시선이 완전히 교차하지 않는다.

남자는 악보를 보며 여인을 바라보고, 여인은 악기를 향하지만 눈빛은 살짝 멀리 있다.


그들 사이에는 대화 대신 침묵이 흐른다.

그러나 그 침묵은 단절이 아니라 긴장과 미묘한 교감의 리듬이다.


베르메르는 이 장면을 통해 인간 사이의 거리를 시각화한다.
음악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통역자이며,
그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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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베르메르, 음악회 (The Concert), 약 1664년경, 캔버스에 유채,

72.5 × 64.7 cm, 이자벨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보스턴) 소장


3. 색채와 구성 빛의 화음, 소리의 구조


〈음악회〉의 색은 마치 악보처럼 정돈되어 있다.

벽의 회백색, 테이블의 붉은색, 악기의 황금빛, 인물의 옷에 묻은 푸른빛이

화면 속에서 서로 다른 음처럼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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