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속의 질서, 인간의 공동체
1. 서두 — 밥과 음악, 그리고 삶의 장면
한쪽 벽에는 볏짚이 걸려 있고, 긴 탁자 위에는 거친 빵과 그릇이 놓여 있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공간, 사람들은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앉아 술잔을 주고받는다.
〈농민의 결혼식〉은 한 개인의 결혼식이 아니라, ‘삶이 스스로를 축하하는 순간’을 그린 장면이다.
브뤼헐은 화려한 궁정의 연회 대신,
농민들의 밥상에서 인간의 진실을 찾았다.
그는 웃음소리와 빵의 냄새 속에서 문명의 질서를 보았고,
그 질서는 권력이나 종교가 아닌 공동체의 따뜻한 리듬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그림을 처음 보면 어수선하다.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서로 떠들며,
접시를 나르는 사람들은 뒤엉켜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놀랍도록 정돈되어 있다.
브뤼헐은 무질서의 표면 아래 숨은 ‘사회적 질서의 구조’를 포착했다.
모두가 제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음식을 나르는 청년, 잔을 들고 있는 신랑, 뒤에서 조용히 음식을 준비하는 수도자.
이 혼잡한 연회는 사실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다.
브뤼헐의 눈은 이 혼잡을 조롱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삶의 조화로운 질서를 발견한다.
피터르 브뤼헐(대), 농민의 결혼식 (The Peasant Wedding),
1567–1568년경, 목판에 유채, 114 × 164 cm, 빈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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