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림의 브뤼헐] 5편. 아이들의 놀이

문명의 원형, 놀이의 철학

by 이안

1. 서두 — 놀이하는 인간, 문명의 시작


광장 가득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그 수는 200명에 이르며, 그들이 벌이는 놀이는 90가지가 넘는다. 말타기, 굴렁쇠 굴리기, 술래잡기, 장난감 행렬, 그리고 장난스러운 결혼식까지.


피터르 브뤼헐의 [아이들의 놀이]는
단순한 유년의 풍경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의 붓끝에서 놀이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문명의 원형(原形)으로 그려진다. 언어 이전의 언어, 질서 이전의 질서, 법 이전의 약속이 그곳에서 태어난다.


브뤼헐은 묻는다.
“인간이 문명을 배우기 시작한 순간은,
혹시 놀이였던가?”


2. 회화의 내면 — 질서 없는 질서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혼잡하다. 그러나 그 혼잡은 계산된 질서다.

브뤼헐은 아이들을 중앙의 축을 따라 원형으로 배치하며, 광장을 거대한 ‘놀이의 지도’로 구성했다.


놀이는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그 속에는 모방과 경쟁, 협력과 권력이 교차한다.


한쪽에서는 장난감 결혼식을 치르고, 다른 쪽에서는 소꿉놀이 속에서 모의 전쟁이 벌어진다.

아이들의 세계는 작지만, 그 안에는 이미 정치와 종교, 가족과 경제의 씨앗이 담겨 있다.


인간 사회의 구조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이
바로 놀이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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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르 브뤼헐(대), 아이들의 놀이 (Children’s Games), 1560년, 목판에 유채,

118 × 161 cm, 빈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소장



3. 색채와 구성 — 일상의 색, 생명의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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