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꿈

-Diamond and Rust-

by 이안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 코스피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 탑 쓰리가, 하루에 5%~10% 이상 오르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주식시장에서 20년 이상 머물렀던 필자에게도 그야말로 '신세계'가 온 것임은 분명하다.


작년 3월 코로나 위기에 종합주가지수가 1,500 포인트 아래로 쭈욱 빠지기도 했던 우리나라 증시가 왜 이렇게 폭발적인 상승을 하고 있을까? 여러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국내 최고의 경제/주식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에서, 제작총괄이사로 잠시 머물렀던 필자가 전문가들에게 들었던 바를 정리해 보면 배경은 이러하다.


(이하의 내용은 국내 최고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이, 국내의 독보적인 경제채널 1위 [삼프로 TV]에 나와서 전한 의견이므로, 필자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그리고 주식투자는 독자분 개개인의 현명한 판단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재고의 경제'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가 호황이 되면 공장에서 물건을 잔뜩 만들어내니까, 원재자 가격도 오르고 채용도 하고 경기가 활발히 돌아간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일정기간 지속되면, 수요에 비해서 과공급이 발생해서 재고가 쌓이게 된다. 그럼 어떻게 될까? 공장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 생산을 멈추거나 급격히 줄이게 되고, 경기는 다시 불이 꺼진 불경기로 접어든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역시 일정기간 지속되어 재고가 바닥을 치게 되면, 공장은 열심히 기계를 돌리고 노동자들을 채용해서 다시 물건을 생산해내기 시작하기 때문에, 경기는 다시 상승 싸이클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순환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이다.


그럼 지금 전 세계 경기는 어떤 국면인가? 흔히 재고 상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소비를 활발하게 하는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시장에서 재고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바닥이다. 코로나로 공장은 생산활동을 저조하게 했지만, 출근을 못하는 소비자들은 집에서 배달을 시켜서라도 정부지원금 등에 의존해서 소비를 계속 해왔기 때문이다.


재고가 바닥이라는 것은 위에서 말했지만, 곧 공장이 다시 활발하게 돌아가면서 물건을 생산할 수 밖에는 싸이클로 접어든다는 뜻이다. 이런 국면에서는 전 세계에서 어느 나라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까? 당연히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그 외 화학, 조선 등 튼튼한 제조업체가 즐비한 대한민국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은 이런 점을 미리 간파하고 한국의 대표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훨씬 더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재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한국기업에 대한 평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 된 배경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그건 한국 기업들이 2세 혹은 3세 체제로 접어들면서 시도했던 다방면의 시도들에 대해서 ‘성공적인 혁신’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기업들은 꿈을 먹고 큰다.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그렇다. 테슬라가 아직까지는 변변치 못한 매출 성적표를 내밀고 있지만, 테슬라의 혁신과 꿈에 대해서 시장은 엄청나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예를 들자면 현대차가 아버지 정몽구에 이어, 정의선 체제로 구조를 바꾸고 나서 시도했던 전기차와 로봇 산업 등 미래지향적 시장에 뛰어든 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에도 본격적인 투자를 한 점.(대만의 TSMC는 비메모리 반도체 하나만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5배를 뛰어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도전에 대해서 시장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리고 LG전자가 적자를 지속하던 스마트폰을 포기하고, 자동차 전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뛰어든 점. 등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SK의 대표적인 M&A 성공사례인 하이닉스 인수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시도해왔던 다방면의 M&A에 대해서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과거에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해서 평균 PER을 10배~12배를 적용했다면, 이제는 PER 15배를 훌쩍 넘게 적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아직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기준, 3,000 이상은 거품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는 하다. 올 2분기에 큰 조정이 올 수도 있을 거라고도 한다. 물론 많이 올랐으니 조정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이 전반적으로 밸류업 되는 상황에서 조정은 일시적인 출렁임일 뿐, 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거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만만치 않게 있고 자신들의 소신을 꺽지 않고 있다.


물론 필자는 주식 전문가도 경제 전문가도 아니니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 (다만 필자도 한때 대박의 꿈을 안고 무모하게 주식투자를 무리하게 하다가 큰 빚을 진 적도 있고, 특히 작년 3월 코로나로 종합주가지수가 1,400포인트를 향하고 있을 때 모든 물량을 정리했고, 그 뒤 내가 판 종목들 대부분이 3~5배가량 상승했고, 필자는 땅을 치며 분루를 삼키고 있다는 것 밖엔. )


하지만 2021년 새해에도 대박의 꿈을 꾸고 싶은 건 사실이다. 무모한 욕심이기도 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 전 TV에도 나왔던,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가 지금은 성북동에 자리를 잡았다는 처녀 도사님을 찾아뵐까? 빚을 내서라도 주식 시장에 다시 뛰어들어 볼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2021년 새해의 무리하고 황당한 설계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1월 하순을 지나는 지금 내린 결론은, 나에게 대박이란 역시 브런치에 착실하게 글을 쓰면서 소소한 삶을 이어나가는 게 맞겠다는 것이다.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평창동에서 월세 60만 원에 살고 있는 쉰내 나는 홀아비 자취집에도 언젠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대박의 꿈이 현실이 되는 날도 찾아올 수 있지 않겠는가?


대박이라는 무모한 욕심을 달래며 필자의 방에 틀어놓은 노래는 역시 조안 바에즈의 [Dioamond & Rust]이다. 밥 딜런과 연인 사이이기도 했던 조안 바에즈가 직접 작사한 [다이아몬드와& 녹]은, 제목부터 해석이 분분하고, 가사의 내용에 밥 딜런과 함께 보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구구절절이 녹아있다. 게다가 워낙에 시적 표현들이 많다 보니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밥 딜런과 행복하던 시절을 '다이아몬드'에 비유하고, 이제 그가 떠나버리고 혼자 남은 외로운 시간들은, 마치 '녹슨 쇠'와 같은 시간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조안바에즈밥딜런.png

<밥 딜런과 연인이었던 시절의 조안 바에즈>


As I remember your eyes

Were bluer than robin's eggs

My poetry was lousy you said

Where are you calling from?

A booth in the midwest

Ten years ago

I bought you some cufflinks

You brought me something

We both know what memories can bring

They bring diamonds and rust


내가 기억하기로 당신의 눈은

로빈(울새)의 알보다 더 푸르렀죠.

내 가사가 엉망이라고 당신은 말했죠.

어디서 전화를 하나요?

중서부의 어느 전화 부스인가요?

십 년 전 나는 당신께 커프스단추(소매 단추를 잠구는 장식품)를 사주고

당신도 내게 무언가를 주었죠.

우린 둘 다 추억이 무얼 가져다주는지 알죠

추억은 행복(diamonds)과 상처(rust)를 안겨주죠

- 조안 바에즈 Diamonds and Rust 가사 중에서-


혹은, 다이아몬드를 욕망, 녹슨 쇠를 욕망의 부질없음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새해 주식투자를 통해서 하늘로 훨훨 날고 싶은 분들께 증권 전문가들의 얘기는 참으로 달콤하게 들린다. 하지만, 무모한 욕심으로 계속 하늘을 오르다 보면,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촛농이 다 녹아 추락할 수도 있지 않을까? 파티가 영원할 수는 없을 테니까!


(필자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패자였기에, 시장 전망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과는 다른 다소 비관적일 수도 있는 결말의 글을 썼다. 하지만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해서, 이젠 투자에 나서도 좋을 거라는 전문가들도 많이 있으니 올해 Diamond를 캘 것인지 아니면, Rust나 만지작 거릴 건 지는 독자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다만 한 가지!
필자에게는 신통방통한 신끼가 있어서 필자가 주식을 사면 항상 떨어지고, 필자가 팔면 항상 오른다. 필자는 지난봄 종합주가지수가 1,400포인트로 무섭게 추락할 때 주식을 판 이후, 주식을 사지 못했다. 결국 한국시장의 작년과 올해 초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는 건 바로, 필자의 늘 '시장과 역행하는 신끼'가 아닐까!! 이번에도 역시 필자가 다시 주식을 사기 전까지는 상승장이 계속될 듯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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