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약사님]을 다시 연재하며...-
세상이 온통 파란색이다. 겨울 하늘과 겨울 바다가 푸르다는 얘기가 아니다. 주식시장 얘기다. 좀 어려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게임스탑(GAME STOP)이라는 비디오 게임 대여점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게임스탑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공매도를 했던 미국의 여러 헤지펀드와 기관 때문이다. 이들이 게임스탑이라는 기업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려고 공매도(주식을 남에게 빌려서 파는 매도 방식)를 해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미국 내 비디오 게임 마니아들이 똘똘 뭉쳐 들고일어났다. 그들의 구호는 '월가(wall street)에 응징을!', '우리가 사랑하는 게임스탑을 우리의 힘으로 살려내자!'였다. 이들 미국 개미들은 한국 동학 개미 못지않게 단결력이 강해서, 게임스탑이라는 주식을 아무리 높은 가격에도 마구 사들이면서, 4달러였던 이 기업의 주가를 100배 이상 상승시켜 400달러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게임스탑이라는 주식을 1주에 4달러를 주고 빌렸던 미국의 악덕 헤지펀드들은, 이제 이 기업을 1주에 400달러에 되사서 갚아야 한다.
이러다 보니 미국의 기관은 40조가 넘는 손해를 보게 됐다. 몇몇 펀드들은 파산 직전이다. 결국 게임스탑에서 손해를 보고 물러서지 않으려고, 애플 구글 등 우량기업을 마구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터무니없게 고평가 된 (4달러->400달러) 게임스탑이라는 주식을 공매도한 죄(?)로, 애꿎은 우량 주식들을 묻지마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자 미국의 나스닥 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그 여파로 한국 주식시장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에서 게임스탑이라는 주식을 공매했던 헤지펀드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우량 주식을 갖고 있었다면, 한국의 우량 기업들도 팔아서 급한 공매도 대환 자금부터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여기까지가 지난주에 한국과 전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든 이야기였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게임스탑이라는 기업의 주가가 무한대로 오를까? 그런 일이 생길 확률은 0%에 가깝다. 이 기업이 주가는 언젠가는 (빠르다면 다음 주부터) 와르르 무너질 것이다.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보는 비디오 게임 대여 기업이, 매년 5,000억 이상의 수익을 내는 [도미노 피자]의 시가총액보다 2배 이상 커지는 상황이 계속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디오 게임 대여점 [게임스탑(game stop)]의 지난 1년 주가 그래프. 우측의 주가와 거래량을 보리라~~>
게임스탑의 주가가 일단 빠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단결이라는 무기로 무모한 매수를 했던 미국의 개미들은 악의적인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터에서 이젠 그만 빠져나오려고, 게임스탑의 주식을 내던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면, 이어서 공매도 세력들 역시 조금이라도 손실을 덜 보려고 더욱 무서운 속도로 이 기업의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다.
게임스탑 이슈는 결코 장기화될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의 우량 주식의 주가 빠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치 도박이라도 하듯이 미국 나스닥으로 달려가서 로빈후드(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던 주식 중계 인터넷 사이트 이기도 하다)가 되려고 하지 말고, 최근에 급락한 한국의 우량주에 관심을 두는 게 더 현명할 것이다.
지난주에 주식시장이 이렇듯 온통 파란색이다 보니, 필자의 기분도 상당히 우울했다. 나뿐만 아니라 동학 개미로 처음 주식에 입문했던 20~30대들, 혹은 작년의 상승장에서 소외되어 있다가 올해 큰 결심으로 주식을 새롭게 시작한 투자자들도 필자와 함께 우울했을 것이다.
피터팬 PD는 작년부터 홀아비에다가 실직까지 하게 되니, 이제 기댈 건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 밖에 없었는데 주식시장까지 하락하니까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어진 듯 허망한 한 주를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주말에 하릴없이 침대에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등산 스타그램]을 하는 젊은이들의 계정을 우연히 둘러보게 되었다. 20대 초, 중반의 앳된 얼굴의 젊은이들이 눈이 쌓인 겨울산에 올라서서 맑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필자도 덩달아 힘이 났고, 세상이 다시 살만한 곳처럼 생각되었다.
그동안 [브런치]에 우울한 신세타령을 주로 써었던 필자도,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글을 써서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것도 좋은 일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내가 제주도에서 썼던 중편 코믹 멜로 소설, [표선면 송혜교 약사님]이 생각났다. 당시에 글이 제법 재밌고 흥미진진하다는 평도 많이 들었었는데, 연재 후 삭제했던 글을 다시 올려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았다. 어쩌면 [제주도 송혜교 약사님]에 이어서, [평창동 한가인 꽃집 사장님]으로 중편 소설의 스토리가 장편 소설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야무진 생각도 들었다.
결심했어!
새해니까, 주식시장에서 우울해진 마음, 즐거운 코믹 멜로로 달래 봐야겠다. 필자도 글을 쓰면서 즐거워지고 독자분들도 유쾌해지는 그런 이야기를 써야겠다!
(브런치에 올리는 다음 편 글은, 지난여름에 잠시 연재하다가 중단했던 홀아비의 애끓는 [코믹 멜로 소설]입니다. 이 글을 쓰고 제주도 표선면에, '정말 그렇게 미녀 약사님이 계시냐?', '모든 상황이 다 사실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궁금하시죠? 그렇다면 제주도 표선면에 직접 가보시면~~ 됩니다요~^^)
<약사님 ~~! 잘 계시나요? 보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