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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Feb 01. 2021

송혜교 뺨치게 예쁜 제주도 표선면 약사님

-미용실 원장님!,호~~옥시, 약사님이 저를 좋아하실까요?~-

: ‘아이, 그... 저... 뭐시냐? 미용실 원장님? 쩌그,, 앞에 있는 약국, 아시죠?

거기 약사님 계시잖아유~ 혹시 약사님이 결혼했는지,,,, 안 했는지,,,, 아셔유? ? 안 했다구요? 어유,, 잘돼얐네!! 희소식이구먼. 그럼 약사님이 혹시 나를 좋아할까? 어떨까?..모르겄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송혜교보다 훨~~~~씬 예쁜 약사님이 계시다. 송창식의 노래 [담배가게 아가씨] 속, 아가씨는 ‘아다다 아다다다닷~~~, 저리 비켜라~~’ 비교 불가다. 약사님은 예쁘실 뿐만 아니라 실력도 좋으셔서, 손등을 모기에 물려서 긁다가 상처가 나면, ‘음.. 많이도 긁으셨네요. 그렇게 상처까지 났을 때는, 가려움을 완화시켜주는 연고보다는, 항생제가 들어간, 이게 좋아요’ 하면서 딱 맞는 약을 권해 주신다.    

  

그뿐만이 아니다. 서울 마누라에게 쫓겨난 홀아비 신세로 제주에서 혼자 살다 보니, 화병이 생겨 밥을 먹을 때마다 자주 체하곤 하는데, 표선면의 그 천사 표 약사님에게 가서, ‘체해서 힘이 하나도 없어요ㅠㅠ 아이구 나 죽네~~’라고 엄살을 부리면, 에이~ 체하셨구나. 이거 드시면 괜찮아지실 거예요하면서, 속이 뻥~뚫어지는 기가 막힌 약을 주신다.      


‘약사님이 주시는 약이 너~~~~ 무 잘 드니까, 아예 열 알쯤 주세요~’하면 가격까지 깎아 주신다. 얼마 전 내가 허리가 아파서 파스를 사러 갔더니, 4천 원짜리 파스 3묶음을 만 원에 주셨다. 2천 원이나 깎아주시는 거다!.


‘호 옥시~~ 호 옥시~~ 말이지. 그러니까. 그냥 생각만 해보는 겨~~~. 약사님이 나한테 마음 있으신 건 아닐까?’ ‘요상하게도 나한테는 특별히 잘해주는 같지 않어?’ 하면서 자문해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약사님 얼굴 한번 뵈러 상처에 바르는 빨간약을 사러 약국에 갔더니, 약사님이 동네 할머니 한 분께 ‘아이고 우리 어머니, 아프시구나, 이럴 때는 이렇게.. 요럴 때는 요렇게.....’ 아주 그냥, 천억쯤 상속할 준비가 된 시어미니한테 잘하는 며느리처럼, 동네 할머니한테도 다정다감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심지어 상큼하게 미소도 지으신다. ‘나한테는 한번도 그렇게 다정하게 웃지 않았는데....’     

순간 우울해졌다. 아주 많이 상처받았다. 

약사님은 나만 특별히 좋아하신 게 아니었다. 


‘그럼 그렇지, 실력 좋고, 송혜교 뺨치게 예쁜 표선면, 아니지, 제주도 최고의 미녀 약사님이, 나 같은 나이 든 홀아비를 좋아할 리가 없지!’, 그럼 그렇지. 세상 돌아가는 게, 원래 나한테만 야속한 겨~~’ 나도 모르게 땅이 꺼져라 한숨이 푹푹 나왔다. 날도 더운데 내 한숨에 서귀포시의 온도가 1도는 더 올라가는 듯했다.     


-나     : 미용실 원장님 생각은 워때유?

-원장님 : ‘....................’

-나     : 원장님? 주무셔요?

-원장님 :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대꾸를 하지. 그 약사님은 절대, 절대루 넘 보면 안돼~, 그 약사님 곧 있으면 결혼한대. 아니 그리고, 결혼 상대가 없다 해도 그렇지, 아직 결혼도 안 한 저렇게 고운 약사가, 댁을 왜 좋아해? , 사람이 못됐구먼.

-나      : 아니.....저는 뭐..거시기.....시냐......그게,, 아니고....

-원장님  : 그리고 요즘, 어느 젊은 여자가 홀아비를 좋아해, 다 잘생기고 키도 크도 멋진 총각이랑 사귀려고 하지, 안 그래? 또 지금 댁이 뭐 갖고 있어? 아무것도 없자녀? 딱히 하는 일도 없고, 돈도 읎다면서..

-나      : 아니, 우리 존경하는 미용실 원장님,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시네에~ 제가 그래도 외모는 송중기 뺨치잖아요?

-원장님   : ’ 그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 ‘

-나      : 어허 참.. 우리 존경하는 서귀포시 미용실 원장님 답변을 차암, 정치적으로 하시네~~ 

제가 또 몸매는  드라마 '해품달'에 나왔는 김수현이 복근 저리 가라 여유~~ 아니, 그리고 제가 왜 가진 게 없어요? 저 글 쓴다고요! 유명한 작가여요~ 제 구독자가 250명이나 된다구요

-원장님   : 되지도 않는 소리 말고, 머리 다 짤랐으니까 가봐. 아직 법적으로는 이혼도 아니람서 뭔 도둑놈 심보여~~?

   

또 다시, 한숨이 땅이 꺼지도록 나왔다. 아내와 아이들은 나에게 서울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하면서, 다시는 보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아내는 나에게 제주도에서 제발 좋은 사람 만나서 새장가를 가라고했다. 당신하고는 다시는 같이 살이 없을 거'라면서. 그래도 아직 막내가 중2 밖에 안됐는데, 가족란에 아빠 이름을 안 쓰는, 결손 가정을 만들 수는 없으니, 법적인 이혼은 미루자고 했다.   

   

그럼 나 여기서 누구 만나도 돼?‘

제발 만나나도 이제 당신 걱정 안해도 되게     


머리가 복잡하다. 법적으로 이혼은 안 했지만, 헤어진 아내에게 새 장가를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홀아비는,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도 되는가? 세상사에 통달한 존경하는 미용실 원장님은, 애들이 있는데 아빠라는 사람이 무슨 무책임한 말을 그렇게 하냐며,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 용서를 구하고 집으로 들어가란다‘. 그래도 내가 표선면 미용실 중에, 이 미용실만 다니면서 원장님 매출도 올려주는데, 그런 건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나 보다.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오후에, 바지랑 신발이 쫄딱 젖은 채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택시 안에서 기사님한테, 미용실에서동네 약사님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아주 그냥혼구녕만 났어요 하고 말하자 기사님은, ’편의점 옆에 있는 00 약국이죠‘ 하신다. 그 약국을 어떻게 아냐고 하니까 표선면에서 그 약사님 모르는 남자가 어딨어요아마도 약사님한테 점수 따려는 사람 많을 걸요.? 저도 약살 때 그 약국만 가요‘ 하신다.      


뭐야 이거기사님도 경쟁자였어?‘ 


그나저나 정말 궁금하다. 법적으로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아내와 헤어지자고 합의한 남자는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으면 안되는 건가그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위인가그리고 무엇보다 경쟁자가 그렇게 많다는데, 약사님은 날 알기나 할까?      


장마철개구리들은 기차 화통을 삶아드셨나온 숲을 흔들며 단체 합창을 하는데혼자 사는 제주 남자는 불면의 밤을 하루 더 보탠다. ’개구리들아 더 크게 울어라 너희들 울음소리에 묻어나도 사랑에 울고정에 속고실연에 통곡해 보자꾸나~~‘     

 

오늘 밤은 경주법주 쌀 막걸리‘ 한 통에용필이 형님의 허공이나 불러제껴야겠다내게 환호성을 질러대는만 마리의 개구리 관객님들 앞에서


---------(피터팬 PD의 코믹 멜로 중편 소설 [표선면 송혜교 약사님](2부) 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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