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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Oct 12. 2024

'가을 이란 계절'을 보내며...

-그리움만 쌓이네-

나는 어린 시절 고집이 무척 센 아이였다.

부모님 속도 많이 썩였는데

한 번은 길에서 바나나를 보고,

-당시에는 바나나가 아주 귀했었다-    

 

바나나를 안 사주면 안 가겠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뒹구는 바람에

당시로서는 거액의 금액으로 어쩔 수 없이 

엄마가 바나나를 사주자 환하게 웃으면서

일어났다고 한다.      


또 한 번은 내가 꼭 보고 싶어 하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부모님 일정 때문에 밖에 나갔다가 늦어서

그 프로그램을 못 보게 되자 

심통이 나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상당히 오랜 기간 단식에 통곡을 이어갔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나는

이처럼 갖고 싶은 게 있으면 꼭 가지려 했고

보고 싶은 게 있는데 못 보면 병이 나는 

못된 고집쟁이 아이였다.      


요즘 내게 꼭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을 못 보면 병이 날 거 같은데,

어린 시절처럼 생떼를 부릴 수도 없으니 

어떻게 그리움을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막무가내로 보겠다고 우기면 

그 사람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과 2주 동안 서로 만나지 않기로 약속을 해버렸다.   

  

못 보면 그리워 병이 나면서도 

이상하게도 만나면 다시 

너무 좋아서 병이 날 거 같았기 때문이다.     


해가 뉘엿 넘어가면 들르던 

동네 놀이터에는 낙엽이 쌓이고 있다.

이래저래 내게도 그 사람에게도 

그리움이 쌓여가고 있다.      


이래저래 사랑은 

해도 병, 안 해도 병인, 

'가을이란 계절'을 우린 함께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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