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 [내부자들]의
권력자들에게 호통을 치다

-소설 [호질]을 빌어-

by 이안

어느 날, 서울 강북 한복판의 낡은 서점 지하방.
먼지 낀 영상기 속으로 박지원, 연암 선생의 영혼이 삽시간에 투사되었다.
그는 옛날 옷 그대로, 그러나 눈빛만큼은 시대를 꿰뚫고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영화 내부자들을 본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던졌다.


박지원:
"허허, 이 어지러운 세상 속에도 똥구멍으로 세상 보는 자들이 그토록 많구려."


호질 속에서 호랑이가 중을 꾸짖듯, 연암은 스크린에서 빠져나온 영화 속 권력자들과 마주 앉는다.

그들은 놀라며 말한다.


재벌 회장:
“당신 누구야? 지금 시대에 웬 한복 차림의 노인인가?”


박지원:
"나는 옛 조선서 글을 좀 읽었다는 자요. 그러나 그대는 지금 이 시대의 군주를 자처하는 것 같구려.
언론도 돈으로 사고, 정치도 손바닥에 쥐고...
그 모습이 어찌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헛소리보다 낫겠소?"


� 신문사 주필:
“우리가 이 나라 여론을 주도했소. 진실보다 전략이 중요한 법이오.”


박지원:
"진실보다 전략?
그대는 마치 산속의 똥을 금이라 여기고 퍼나르는 자로다.
호질에 나온 위선의 늙은 중과 어찌 이리도 닮았소.
입으론 불법을 외우며, 속으론 탐욕의 길을 걷는 그 꼴이지."


� 정치인:
“나는 국민을 위한 길을 택했소. 단지 현실 정치가 더럽다 뿐이지.”


박지원:
"허, 말을 참 잘도 엮는군.
그러나 그대의 현실이란, 백성의 고혈을 갈취하고 권력의 사슬을 목에 두르는 것이라면,
그건 현실이 아니라 짐승의 본능일 뿐이오.
진정 나라를 위한 정치라면, 어찌 검찰도, 기자도, 법도, 전부 당신 편이란 말이오?"


그때 박지원은 탁자 위에 펼쳐둔 『호질』의 한 대목을 천천히 낭독했다.


“중이 말하기를, 나는 70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으므로 음행을 범치 않았다 하매,
호랑이가 말하기를, 그러면 여색을 탐할 능력은 없고, 마음엔 욕심만 가득하니 어찌 중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덧붙인다.


박지원:
"지금 이 나라의 권력자들, 재벌들, 언론인들…
능력은 탐욕으로만 쓰고, 얼굴은 정의를 팔며 웃는구나.
너희들은 몸은 간음 못하나, 마음은 천번을 넘게 더럽힌 늙은 중들이라 하겠다."


AI 보조자:
“박지원 선생님, 혹시 이 시대에도 희망이 있다고 보십니까?”


박지원:
"물론이오.
허균도 그랬고, 나는 나대로 그랬듯,
언제나 참된 글, 참된 뜻, 참된 백성은 살아있소.
비록 진흙탕이 온 세상을 덮어도, 그 속에서 피는 한 송이 연꽃은 더욱 귀한 법이니."


에필로그 – 연암의 마지막 한마디


박지원은 조용히 내부자들의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옛날엔 호랑이가 중을 꾸짖었거늘,
오늘날엔 글쟁이가 권력자를 꾸짖을 수 있어야 하리.

그러나 이 시대, 글은 죽고, 돈만 살아서 날뛰는 세상이 되었구려.
허나 그럴수록 나는 이렇게 말하리.


‘너희들아, 입으로는 민심을 외우고 속으로는 음심을 품었으니,

너희야말로 호랑이에게 혼나야 할 중 아니더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자, 부처에게 공(空)에 대하여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