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 강의 11.

왜 우리는 다수가 가는 쪽으로 몰리는가?

by 이안

아테네의 어느 오후, 아고라 광장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새로 문을 연 빵집에서 무료 시식 행사가 열린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진 것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한산했던 골목에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소크라테스도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마침 행동경제학자가 지나갔다.


소크라테스:
"친구여, 나는 방금 이상한 광경을 보았네.
아무도 그 빵의 맛을 알지 못한 채,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고 있더군.
처음 몇 사람이 줄을 서니, 뒤따라온 이들이 망설임 없이 그 대열에 합류하더군.
그대라면 이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행동경제학자:
"아, 스승이여. 그것은 우리가 군중효과(Herd Behavior)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보다 타인의 행동을 따라가는 경향을 자주 보입니다.
특히 정보가 부족할 때, ‘남들이 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깁니다."


소크라테스:
"그러면 군중을 따라가는 것이 언제나 합리적이진 않겠군."


행동경제학자:
"그렇습니다.
일부 경우에는 사회적 정보(Social Information)를 활용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사람들은 비합리적으로 몰려다니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때로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고도 부릅니다.

‘남들이 한다니 나도 한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죠."


소크라테스:
"하지만 사람은 이성을 지닌 존재라 하지 않는가.
어찌하여 저마다 판단하지 않고, 쉽게 군중을 따르는가?"


행동경제학자:
"인간은 종종 인지적 에너지를 절약하려 합니다.
매번 모든 상황을 깊이 분석하기엔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수가 그렇게 하는 것’을 빠른 의사결정의 단서로 삼는 것입니다.
게다가 군중 속에 섞이면 책임감도 분산되어, 개인은 보다 안심하게 됩니다."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 현상은 시장에서도 나타나는가?"


행동경제학자:
"그럼요.
주식시장에서 ‘지금 모두가 사니까 나도 산다’,

‘지금 다들 판다니까 나도 팔아야겠다’는 식의 투자행동이 대표적입니다.
때로는 거품(Bubble)과 폭락(Crash)을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지혜로운 이는 언제 군중을 따르고, 언제는 따르지 말아야 할 것인가?"


행동경제학자:
"탁월한 질문입니다, 스승이여.
첫째, 군중의 정보가 신뢰할 만한가를 따져야 합니다.
다수의 경험과 전문성이 축적된 경우라면 참고할 가치가 있지요.
둘째, 내가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서 남을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을 생략하려고 따르는 것인지 자각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
"즉, 맹목적으로 군중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성찰하며 그 흐름을 관찰하라는 뜻이군."


행동경제학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기억해야 할 점은, 군중 속에서는 책임이 분산되나,

결과는 온전히 개인이 감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나는 오늘도 배우네.
내일 다시 아고라에 나가 사람들이 줄을 설 때,
나는 왜 그들이 그리 행동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터이네."


행동경제학자:
"스승이여, 그것이야말로 가장 행동경제학적인 성찰입니다.
우리 모두 삶의 군중 속에서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합시다."


오늘의 성찰:


‘모두가 그렇게 한다’는 말이 내 선택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나는 이미 나의 이성을 군중에 내맡긴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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