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와 제주]9.
그러나 나는 잊지 못한다

— 어머니의 메모와 돌아올 수 없는 바다

by 이안

"나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파라과이의 냄새를 맡았다. 그건 밀림의 부패한 과육 냄새였다. 그러나 나는 내일이면 그 냄새를 또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슬픈 열대』 제10장


레비스트로스는 낯선 땅의 냄새에서 그 땅의 시간을嗅었다. 문명과 단절된 곳이 아니라, 이미 다른 리듬을 사는 세계였다. 그는 그 부패한 냄새 속에서 미래의 그리움을 보았다. 여행이란 낯섦이 곧 익숙함이 되는 속도를 체험하는 일이라고 그는 느꼈다.


제주의 바다 냄새도 그러했다. 바람에 실린 소금기, 해초의 숨, 닫힌 횟집 창문에서 나오는 젖은 어류의 기운. 나는 그 냄새 속에서 어머니의 부엌을 떠올렸다. 미역을 삶던 냄새, 갓 씻은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던 손끝. 하지만 지금은 없다. 돌아갈 수 없는 부엌, 다시는 들리지 않는 발소리.


"내가 사랑했던 것들은 이제 다 사라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전) 서울 MBC 라디오 PD.

64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3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8화[슬픈열대와 제주]8.울음은 감정의 언어다 말보다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