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명하면서도 오묘한(簡妙)’ 언어로 구현된 대승의 자비와 공
1) 직역이 아닌 의역 중심의 해석 번역
구마라집은 범어(산스크리트어)의 개념을 한문으로 번역할 때,
단순한 직역이 아니라 그 의미의 핵심을 관통하는 방식으로 의역했습니다.
유마경》에서는 특히 그 특성이 도드라지며, 고대 중국 문인들이
즐겨 인용한 ‘대화체’, ‘비유’, ‘반어’ 등이 매끄럽게 녹아 있습니다.
예: "不二法門(불이법문)" 같은 추상 개념은 언어로는 둘일 수밖에 없지만
실상은 둘이 아님을 우아하게 표현.
2) 간명함 속의 철학 — “詞理簡妙(사리간묘)”
"말은 간결하나 이치는 오묘하다"는 평가는
단순히 문장이 짧다는 뜻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수식 없이 핵심만으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절제된 표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과 감정이 동시에 밀려오는 구조는
구마라집의 천재적 문체 감각을 보여줍니다.
3) 중국 고전 문학 문체와의 융합
《유마경》의 번역문은 당시 중국에서 익숙했던
사륙변문(四六駢文 : 사륙변문은 중국 고전 문학의 시적인 산문 형식이며, 구마라집의 유마경 번역은 이 형식을 빌려 철학을 시처럼 전한 명문입니다.)이나,
노장 문체와도 유사한 정서를 띱니다.
덕분에 당시의 문인들과 사상가들이
이 경을 철학서이자 문학작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1) 문답 형식의 드라마 구조
대부분의 경전이 설법자(부처)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데 비해,
《유마경》은 문수보살, 사리불, 아난 등과의 시적이고 변증적인 대화로 전개됩니다.
이는 독자에게 직접 사유를 촉구하는 참여적 구도이며, 문학적으로는 희곡적 서사를 창출합니다.
2) 병, 꽃, 침묵, 웃음 등 비언어적 상징의 전면 등장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철학을 전합니다.
예:
* 병든 유마 → 존재의 고통
* 침묵 → 말 너머의 공
* 웃음 → 방편의 해탈
* 꽃 내리는 하늘 → 무상과 자비의 유희
3) 반어와 전복의 철학
가장 지혜로운 자는 말하지 않고, 가장 병든 자가 설법하며,
가장 침묵하는 자가 진리를 드러낸다는 전복의 미학이 일관되게 흐릅니다.
이는 대승불교의 핵심인 ‘공(空)’과 ‘무자성(無自性)’을 문체 자체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구마라집 번역체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문장입니다:
> 「不來不去,不起不滅,不依不住,非知非見。」
>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며,
> 의지하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으며, 알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다.
이 문장은 불교의 중도(中道), 공성(空性), 불이(不二) 사상을
리듬감 있는 반복구조로 표현함으로써,
문장의 구조 자체가 가르침이 되는 형*을 보여줍니다.
| 항목 | 특징
| 번역 원칙 | 직역보다 의역 중심, 의미 우선 번역
| 문체 | 간결하고 정제된 표현 속에 철학 내장
| 문학성 | 대화체 구성, 은유, 상징, 전복 구조 활용
| 불교사상 구현 | 문장 자체가 '공', '무상', '방편'의 구현체
| 후대 영향 | 노장철학, 문인화가, 시인들에게 깊은 영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