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4. 루소, 자유를 상상하는 사람

— “자유는 타락한 문명을 떠날 때 시작되는가”

by 이안

1. 인트로 — 촛불 아래의 사유, 혹은 광장의 외침


사람들은 살롱에서 웃고, 광장에서 외치며, 서재에서 ‘이성’이란 단어에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루소는 광장에서 도망쳤고, 살롱에서 내쫓겼으며, 이성의 이름으로 상처받았습니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에서나 사슬에 묶여 있다.”


자유를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서로를 지배하고, 평등을 말하면서도 세상은 더 비열해졌습니다.

루소는 그 틈에서 고독하게 사유했습니다.


2. 이성의 신전 — 타락한 문명, 병든 이성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루소는 말합니다.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평등했고 자유로웠다. 그러나 소유가 시작되자 불평등이 태어났다.”


루소는 다른 계몽주의자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문명의 진보를 ‘도덕의 진화’가 아니라 ‘자연으로부터의 추락’으로 보았습니다. 디드로나 볼테르가 이성을 통해 질서를 만들려 했다면, 루소는 이성이 오히려 인간의 감정과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보았습니다. 그에게 진리는 문명의 중심이 아닌, 숲과 고독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 혁명 — 자유를 쓰는 법, 사회계약


『사회계약론』에서 그는 선언합니다.


“모든 합법적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한 문장은 프랑스혁명을 준비한 가장 급진적인 선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루소는 단순한 민주주의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유를 ‘각자가 욕망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공공선에 복종하는 ‘일반의지(general will)’로 규정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전체주의의 씨앗인가, 아니면 진정한 공동체의 가능성인가?

혁명은 그의 문장을 받아들였지만, 그의 의도를 끝까지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4. 그늘 아래의 존재들 — 교육받지 못한 인간들


『에밀』에서 루소는 교육을 다시 생각합니다.


“진짜 교육은 인간을 사회에 적응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 있는 자연을 다시 발견하게 돕는 일이다.”


그러나 에밀은 남자아이였고, 소피는 결국 그를 보조하는 존재였습니다. 루소의 자유는 숭고했지만, 그 자유의 중심에는 여전히 남성 시민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식민지의 민중, 흑인 노예, 노동자 아이들은 그가 상상한 자연인의 자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5. 지금 여기의 장면 — 생피에르 섬의 고독한 자서전


말년의 루소는 파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상과 자신 모두에게서 쫓겨나 한 섬에서 자서전을 씁니다.『고백록』은 철학자의 글이 아니라, 한 인간의 눈물 섞인 독백입니다.


“나는 세상에서 고립되었고, 그 고립에서 나를 찾았다.”


그의 자유는 외로움 속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계몽의 도시가 아닌, 잊힌 섬의 숲 속에서.


6. 철학적 마무리 —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자유는 이성에서 오는가, 감정에서 오는가?

자유는 타자와의 계약에서 오는가, 아니면 침묵 속의 자아에서 태어나는가?


루소는 그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했고, 그 누구보다 ‘자유’에 의해 상처받았습니다. 그의 철학은 지금도 묻습니다. “네가 말하는 자유는, 진짜 네가 선택한 것이냐?”아니면 누군가의 언어를, 그대로 따라 말하고 있는 것이냐?


7. 다음 이야기 — 여성과 계몽, 올랭프 드 구주


다음 편에서는 『여성의 권리 선언』을 쓴 혁명의 여성, 올랭프 드 구주를 다룹니다.

계몽이 배제한 이성, 혁명이 침묵시킨 자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여성 사상가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8세기]3. 디드로와 지식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