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문학×철학자×작가]4. 백년의 고독

벤야민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by 이안

-기억을 잃은 세계, 이야기만이 살아남는다-


1. 문학의 장면 — 망각의 마콘도, 비가 그치지 않는 마을


열네 살 소녀 레베카는 죽은 자의 뼛가루를 먹고 잠들었다. 아우렐리아노는 총알보다 차가운 눈빛으로 미래를 꿰뚫었고, 호세 아르카디오는 쇠사슬에 묶인 채 날마다 환영을 보았다. 마콘도에는 처음으로 얼음이 도착했고, 곧이어 시간이 휘어지고, 피가 돌고, 이름이 사라지고, 기억이 녹았다.


사람들은 사물을 가리키며 ‘이것은 소이다, 이것은 탁자이다’라 써붙였고,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글을 썼지만, 기억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다. 『백 년의 고독』은 이야기 속에 기억을 묻은 채, 세기를 통과하는 하나의 문장을 남겼다.


“가족 중 두 번째 아우렐리아노는 돼지 꼬리를 달고 태어났다.”


2. 철학자의 시선 — 벤야민, 이야기꾼은 시간을 넘어 말한다


발터 벤야민은 말했다.


“경험은 이야기로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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