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다는 거대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파도는 낮게 울렸고, 바람은 노인의 뱃전을 따라 칼날처럼 스쳐갔다. 제제는 노인의 옆에서 그 바람의 무게를 처음으로 느꼈다. 그것은 단순한 자연의 움직임이 아니라, 세월과 고독이 만든 장송곡 같았다.
그때 노인이 말했다.
“얘야, 이제 곧 바다의 심장이 드러날 거다.”
갑자기 바닷물 깊은 곳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떠올랐다. 햇빛이 수면을 뚫고 비치자, 비늘은 별처럼 반짝였다. 제제는 숨을 삼켰다. 그것은 단순한 고기가 아니라, 하나의 우주가 움직이는 듯한 압도적인 생명체였다.
노인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저게 내 마지막 싸움이겠지. 하지만 나는 도망가지 않는다.”
제제는 두 손을 꽉 쥐었다. 그 물고기 안에는 자신의 두려움도, 욕망도, 미래도 함께 헤엄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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