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던 나는, 낯선 어둠 속에 숨겨진 창문 하나를 발견했다. 창 너머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빛은 등잔불 같기도 했고, 마치 긴 밤을 버티는 별빛 같기도 했다. 바람은 습하고 무거웠으며, 벽돌 틈새마다 오래된 습기의 냄새가 스며 있었다. 그 빛 앞에서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가장 작은 불빛이 가장 큰 어둠을 견디게 한다.”
그 순간, 문이 살짝 열리고,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민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두려움 속에서도 반짝이고 있었고, 목소리는 바람보다 낮았으나 분명히 내게 닿았다.
“여기 들어올래? 너무 오래 서 있으면 위험해.”
나는 문틈으로 들어섰고, 그곳에서 안네를 처음 만났다.
안네가 안내한 방은 낮은 천장과 좁은 창문으로 막혀 있었지만, 작은 등불이 벽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었다. 바닥은 삐걱거렸고, 종이와 잉크 냄새가 공기 속에 섞여 있었다.
“여기가 나의 세상이야. 아주 작지만,
나의 일기는 바깥보다 넓은 세상을 담고 있어.”
그녀의 말은 떨렸지만, 그 떨림 속에 단단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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