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민족 제국의 경영술
페르시아 제국의 가장 놀라운 점은 영토가 아니었다. 그들은 메소포타미아 평원에서 소아시아, 인더스 강 유역, 이집트, 중앙아시아까지 인종·언어·종교가 전혀 다른 수천만 인구를 수 세기 동안 통치했다. 제국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찢어지기도 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고대 제국이 ‘정복 이후 붕괴’의 수명을 살았는데,
페르시아는 어떻게 거대한 다민족을 묶어내며
제국이라는 발명품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경영술은 훗날 이슬람 제국의 무엇으로 이어졌을까?
2. 힘보다 신뢰: 키루스의 역설
기원전 6세기, 키루스 2세가 바빌론을 함락했을 때 그는 도시를 약탈하지 않고, 기존 신전을 보호하며, 유대인들을 귀환시켰다.
‘정복자는 두려움으로 통치한다’는 상식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작성된 키루스 실린더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나는 그들의 성소를 파괴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신을 그 자리로 돌려보냈다.”
정복자의 언어에서 보기 드문 타자의 신을 존중하는 선언이었다.
그는 정복민을 노예로 만들지 않고 자율과 신앙을 보장하는 대신 조공과 충성을 요구했다.
이 방식은 패권이 아니라 신뢰에 기반한 질서였다.
역사가 피에르 브리앙은 이를
“정복보다 협약으로 움직인 제국”이라 평했다.
이 접근은 다민족 제국의 필수 조건인 관용과 자치의 모델이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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