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역사·문명] 4편. 사막 위의 신념 토양

— 이슬람이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by 이안

1. 인트로 — 신들은 있었지만, 구심은 없었다


이슬람은 무(無)에서 갑자기 솟구친 종교가 아니었다.

무함마드의 메카에는 이미 수많은 신들이 있었고, 그 너머로는 조로아스터교·유대교·기독교라는 거대한 전통이 사막을 둘러싸고 있었다. 사막은 인간을 초월을 갈망하게 만들었지만, 그 초월은 언제나 각기 다른 목소리로 불렸다.


윤리를 가르치는 신, 율법을 내리는 신, 구원을 약속하는 신들은 있었지만,
이들을 하나로 꿰어주는 통합적 질서는 없었다.
사막의 인간은 늘 흩어져 있었고, 부족은 자신만의 신과 규범을 가졌으며,
혈연의 경계 너머로 신을 공유하지 않았다.


이슬람은 바로 이 공백, 다시 말해 초월과 현실, 윤리와 생존, 개인과 공동체를 동시에 아우르는 세계관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이슬람의 출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이전에 존재했던 세 종교가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남기지 못했는지를 보아야 한다.


2. 조로아스터교 — 윤리는 있었지만, 공동체는 없었다


기원전 1천 년 무렵 페르시아 고원에서 등장한 조로아스터교는 세계를 선(아샤)과 악(드루즈)의 투쟁으로 보았다. 아후라 마즈다라는 유일신을 중심에 두고, 인간이 올바른 생각·말·행동으로 선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가르쳤다.


역사학자 메리 보이스는
“조로아스터교는 인류 최초로 도덕을 우주의 법칙과 연결한 종교”라고 평했다.


이 사상은 인간의 삶을 윤리적 선택의 연속으로 바라보게 했고, 훗날 이슬람 샤리아의 도덕적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조로아스터교는 지나치게 개인적·우주적 윤리에 집중한 나머지, 현실의 공동체를 통합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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