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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Apr 20. 2016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다.


브런치 작가 선정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브런치에 담길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지금 30분째 글을 썼다 지웠다 하고 있다. 

이건 나답지 않은데 어쩔 수 없다.

분명 브런치 팀이 '브런치에 담길 소중한 글'을 기대한다고 했다.


같은 단어가 너무 중복되는 것 같아서 지우고, (네, 최근에 글쓰기 책 조금 읽었어요)

도입이 확 당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영 밍밍한 듯해 지우고,

작가 빙의해서 잘 안 쓰던 단어를 쓰니 촌스럽게 화장한 고등학생 같은 문장에 얼굴이 화끈거려 지우고,

첫 글이니까 솔직하게 나의 다짐을 써볼까 하다 손발이 오글 거려서 다시 지우고,

지금도 '지우고'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 지우고 싶다. (흐엉~)



부담 안돼?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상단에 조그맣게 'b'가 떴다. 내가 구독하는 작가의 글을 알리는 신호다.

'신동진 작가인가? 어제도 저녁때 올리시더니'

요즘 유치원에서 돌아와 자전거를  주로 타는 아들은 저만치 달아났고, 

어린이집 생일파티로 꽃단장 딸내미는 세발자전거 뒷좌석에서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b'는 브런치팀에서 보낸 메시지였다. 옆에서 같이 수다 떨던 지인에게 말했다. 


"저 브런치라는 사이트 작가로 선정되었나 봐요"

"아, 저번에 말했던 사이트요? 축하해요. 미리 사인받아 놔야 하는 거 아냐?"

"아니에요. 나 같은 사람이 선정된 거 보면, 웬만하면 다 뽑아주나 봐요."

 

덤덤하고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엄청 좋았다. (뭔가에 뽑힌다는 것은 항상 기분 좋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은 점점 복잡하게 엉켜갔다.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재미있는 글을 찾던 '한 마리의 하이에나'가 아니었다.

'이 작가는 어떻게 썼나'하며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작가들의 포스팅을 스캔했다.

아이들 간식을 챙겨주고, 밥을 안쳐놓고도 안달이 나서 계속 핸드폰을 들어다 놨다.

저녁을 먹으면서 신랑이 한마디 건넸다.

"나라면 엄청 부담됐을 것 같아"



점점 심란해진다.

구경만 하러 명품 매장에서 들어갔다 맘만 먹으면 당장 살 수 있을 것처럼 백을 매고 거울을 바라본다.

"얼마예요?"  묻고 425만 원이라는 점원의 말에 그 정도는 할 줄 알았다는 듯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네에...' 하고 대답한 거다.

내가 브런치의 작가를 신청하고 글을 발행하겠다는 것은 말이다. (갑자기 울고 싶다)


보면 볼수록 다들 프로다. 

신동진 기자의 글쓰기 관련 포스팅은 정말 가독성이 끝내준다.(그래,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봄동의 그림은 아기자기하고 내용도 읽는 이의 마음을 살살 만져준다.(봄동 그림 다이어리 나오면 사야지)


이 작가님들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듯이 나를 좋아하는 독자가 생길까?



일단 나답게 시작해보자.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해" 


아득한 기억 속 

중요한 일을 앞둔 나에게 

엄마가, 선생님이, 친구가 그랬던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순수한 독자이거나, 글을 발행하는 작가일 수도 있다.

혹시 나처럼 첫 글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곧장 찾아가고 싶다.

그리고 아줌마처럼 (나 아줌마 맞지만)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하고 수다 한 판 떨면 좋겠다.


자, 

어깨 힘 풀고, 

등 좀 쭈욱 펴고, 

무엇보다 기죽지 말고, 


시작!




블로그에 오시면 제가 그동안 써온 글들도 보실 수 있어요. 

평범한 아줌마의 소소한 일상의 기록일 뿐이지만, 

그래서 당신의 공감을 기대해 봅니다.


  

http://blog.naver.com/wplu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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