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숑로제 Aug 26. 2016

'밑반찬'은 거들뿐.

2016.8.25.





날도 어지간히 덥기도 하고, (핑계다)
내 귀차니즘이 도져서, (이것도 핑계)
어제까지 연속 외식을 했다.

가족의 영양을 책임지는 부엌 담당으로서 
오늘 급 반성의 시간을 자체적으로 몇 분 갖고  
한우 전문 정육점에서 안창살을 사 왔다. 
그뿐 아니라 밑반찬과 된장국을 준비했다.

밑반찬 만드는 건 정말이지 곤욕이다.
식탁에 내면 몇 번 맛만 보고 말 것을 알면서도
명색이 밑반찬이니 두세 가지를 해야 구색이 난다.
반찬을 요리하는 마음을 비유하자면

금방 고장 날 것 같은 조잡한 싸구려 장난감을 

어쩔 수 없이 사주는 심정이랄까

된장국도 비슷하다.
누구 하나 푹푹 퍼먹지 않는다. (나를 포함해서)
그럼 안 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하겠지만
자라나는 새싹에게 토종 된장국을 배식해주는 게
왠지 엄마의 도리인 듯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특별히 차돌박이도 넣었건만 

결국 나만 먹었다.

오늘 저녁식사의 풍경을 간추리자면
다들 안창살에 기름소금 장만 찍어
밥이랑 고기랑 날른 날름 먹어버리는 형국이었다.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채치수였나)
 '왼손은 거들뿐'이라고 했던가.
이 '왼손'같은 밑반찬과 국을 

계속 요리해야 하는지 매번 고민이다.


그래도 계속 반찬은 하긴 할 거다.

단지 거들뿐이더라도.

왼손은 왼손이고, 밑반찬은 밑반찬이니까.



.......



  

밑반찬까지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는 건

그저 내 욕심인 건가.





+
이봐들,
반찬 좀 먹으라규!














작가의 이전글 카카오톡 친구목록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