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7.
현이가 요즘 자기 주장이 강해졌다.
내 발꿈치 각질을 지적하는 것을 시작해서
특히 저녁 메뉴 선정에 의견을 매번 강하게 피력한다.
아무래도 복직 후 내 저녁밥의 퀄러티가 많이 떨어진 것은 인정한다. 그래도 하루가 멀다하고 불쑥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종종 얘기하면 좀 부담스럽다.
엊그제는 햇님 모양 피자(화덕피자)를 먹고 싶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은 깨를 그릇에 갈아 소스를 만드는 돈까스.(사보텐) 그리고 오늘은 치킨을 먹고 싶다해서 딱 거절했다.(오늘은 우리동네 닭강정 트럭 오는 날)
"요즘 너무 외식 많이해서 오늘은 집에서 먹자"
닭 요리로 저녁을 대충 해결했는데
자려고 누워서 이런 저런 얘기 중에 현이가 또 먹고 싶은 것을 말했다.
"엄마, 요리사가 접시에 요리를 담아놓고 또 담아놓고 요리 접시가 엄청 많은데에서 먹고 싶어"
아무래도 부페인 것 같아서 내가 다시 물었다.
"빕스? 저번에 이모네랑 삼촌네랑 간데 말하는거야?"
아들은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꼭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
얘기 한창 클 때라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진짜 잘 못해먹이는건지.
괜히 짠하니 울컥해졌다.
딱한 내 아들.
그래서 애미된 사람으로서
다정하게 현에게 물었다.
"우리 아들, 뭔데 말해봐. 엄마가 알아놓았다. 맛있게 해줄께. 뭐가 그렇게 맛나?"
그러자 현이가 냉큼 대답했다.
"아이스크림. 근데 엄마가 만든 거 말고"
+
엄마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
아들
넌 나에게 또 다시 모욕감을 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