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4.
L군은 항상 좀 선을 넘는다.
학창 시절에도 매번 그런 애들이 있긴 있었다.
그래도 이 녀석은 내가 여지껏 보아온 캐릭터중
단연 최고 희귀종이다.
녀석이 주로 나를 놀려먹는 멘트로는,
"얘들아, 쌤 이해해줘라. 갱년기라 그래."
(쌤 셋째도 출산할 수 있어. 이눔아!)
"선생님 끌고 다니는 차. 할부는 다 갚았어요?"
('갚았어. 갚았다고!' 그런데 이렇게 대답하고 나면 굉장히 스스로 한심한 기분이 들곤한다.)
"저 주말에 영덕에 놀러 갔는데요. 거기에 쌤 얼굴만한 킹크랩을 팔더라구요. 35만원치 먹었어요. 어때요? 킹크랩 35만원치 먹는 클라쓰~~? 아 또 먹고싶다. 먹어봤어요? 킹크랩?"
(위의 멘트를 하루종일 지 배고파서 킹크랩 생각날 때마다 와서 똑같이 계속 자랑함. 아오...)
"쌤 나이가 몇이었죠? 50대 아니면 60대인데...
헷갈린다"
(여자가 어떤 포인트에 예민한지 잘 알고있음)
이 녀석이 이렇게 막말을 하다보니
나도 사람인지라 한마디 톡 쏘아주고
싶은 충동을 하루에도 몇 번씩 느낀다.
그래도 교사로서 모든 말을 받아 칠 수 없는 노릇.
(그거 다 신경쓰면 수업 진행이 안 됨)
L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라.
너 내 동생이나 아들로 안 태어난 것을.
남동생이었으면 벌써 주먹 날라갔다.
+
근데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니
이 녀석이 말한 모닝 인사가
다 적중했다는 것이 반전
++
내일은 좀 덜 버럭하고,
나의 진심을 더 표현해주자.
사랑은 표현해야 상대가 아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