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5
내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몰랐다.
반에서 뭐든 잘 하는 아이는
원래 아이가 그저 착실한 줄로만 알았다.
준비물도 아이가 꼼꼼하게 잘 챙기는 것이고,
숙제도 알아서 척척 빠짐없이 해오는 것이라고.
사실 그런 아이도 있긴하겠지만
실상 대부분은 그 뒤에 엄마의 부지런함이
다분하게 깔려있다는 사실을 그 때는 몰랐다.
내 아이를 낳아보니 그렇더라.
'저절로, 알아서, 원래' 라는 건 없다.
응당 매일 확인해야하는 '알림장' 같은 것도
엄마의 챙김이 없으면
아이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넘어간다.
그래서 매일 잔소리다.
'숙제는 했냐.'
'글씨 똑바로 반듯이 써라.'
'딴 생각말고 할 때 집중해라.'
아이를 낳기전엔
이런 엄마 만큼은 되기 싫었는데...
아무리 교육을 전공했어도
결국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요즘 매일 실감한다.
내 아이는 참 쉽게 키울 수 있을 것 같던
그 자신만만했던 예전의 나를 떠올리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별 수 있나.
잔소리 대잔치를 벌이더라도
매일 녀석들의 할 일들을 하도록 해야지.
이렇게 하루 하루 채워나가면
교육계의 그 대망의 목표인,
'자기주도 학습형 인간'이
길러지긴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무슨 소용이람.
어쨌든 GO.
숙제하는 녀석들 옆에서
오늘 밤도 이렇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