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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May 31. 2016

'소녀'를 부른 가수의 이름은.

2016. 5. 31



요즘 무슨 음악을 즐겨 들으시나요?      


살다 보면 노래의 멜로디가 스며들어 몸 안을 휘젓고 다닐 때가 있다.      

가수의 음성에 섞인 호흡마저도 가슴을 후벼 팔 지경이 되면     

그때는 헤드셋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고요한 밤,      

가장 편안한 장소의 한 군데를 빼고 모두 소등한다.     

R/L 잘 구분해서 헤드셋을 끼고      

PLAY.                


꽂힌 노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여러 노래와 섞어서 아껴 듣는 사람과 

한 곡만 무한 반복해서 듣는 사람.      

나는 후자에 속한다. 

요즘 매일 나에게 1시간 이상 벅찬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는 바로 가수 '오혁'.      

그리고 그의 노래 '소녀'이다.      

(그동안 '시아준수'님이 수고해주시다 저번 주부터 '오혁'에게 바통 터치해주셨다)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이 노래와의 첫 만남은 이랬다.

라디오를 듣다 얼핏 들었나 보다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하루 종일 음과 가사가 귓가를 맴돌아 흥얼거린다.                

제목을 알고 싶었다.      

답답한 마음에 신랑에게 음을 들려주곤 묻는다.               


"오빠 혹시 이 노래 제목 알아? 나 항상~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이런 노래"     


평소 이문세 팬임을 자부하는 신랑이 말한다.     

"그거 이문세 노래야. 음... 제목은 '옛사랑' 아니면 '그대와 영원히' 일 거야"     

하지만 검색해서 들어봐도 엉뚱한 멜로디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다 아니잖아. 치... 뭐야. 이문세 노래라고 자부하더니!"     

"아니야? 미안. (머쓱)"            

   


 노래의 제목을 찾아서


다음 날 옆에 있는 한복 아가씨(동료 별명)에게 다시 물어본다.     


"혹시 이 노래 알아?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이거. 자기 알아?"     


"아. 그거 알아요. 혁오의 '소녀'예요"     


"헉. 혁오가 이 노래를 불렀어? 거친 음악만 하는 줄 알았더니, 얘 반전 매력 있다!"     


"그쳐?"     


"근데, 다운 받으려고 찾으니까 '혁오'가 아닌데? '오혁'이잖아."     


"진짜요? 그러네... 제가 오혁 이름이 혁오랑 너무 비슷해서 제가 착각했나 봐요."     


"그래. 걔가 이렇게 부를 순 없지. 아무래도 홍대 락밴드 분위기잖아"     


"하긴 이 노래는 혁오가 불렀다기엔 좀 그러네요.."     


"암튼 오혁 얘 진짜 맘에 들어."   



오혁이 부른 '소녀'

                      

주말에 시댁 다녀오는 길 차 안,     

신랑에게 블루투스로 '소녀'를 틀어달라고 부탁했다.

               

"오빠 이 노래 누가 불렀는 줄 알아?"     


"혁오 아냐?"     


"에이.... 오빠도 그런 줄 알았구나? 어제 한복 아가씨도 그러대.

이거 부른 사람 오혁이야."     


"그래? 목소리는 딱 혁오 같은데 "     


신랑은 지난번에 이 노래 제목 물어봤을 때 죄다 틀려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이다.     


"아이참. 아니라니까. 오혁이라고! 쫌. 제대로 알아. 내가 이거 검색해서 확실히 봤어"     


"알았어....(머쓱)"                                   



오혁의 정체



사실 '소녀'를 부른 가수 '오혁'은      

'혁오'밴드의 메인 보컬이자 리더 오혁이었다.              

오혁 님이 자신의 이름 글자 순서만 바꿔서 밴드 이름을 '혁오'로 지으셨던 것.               



오혁 오빠, 

밴드 이름 이렇게 성의 없게 지으실 거예요?      

물론 그 마저도,      

무심한 듯 시크하니 멋있지만요....             





                                                    

소녀       


                                             오혁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 되어요

그리움 두고 머나먼 길

그대 무지개를 찾아올 순 없어요     

노을 진 창가에 앉아

멀리 떠가는 구름을 보면

찾고 싶은 옛 생각들 하늘에 그려요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속에

그대 외로워 울지만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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