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상훈 Jul 02. 2018

한숨

sweet child o' mine

인상적인 장면은 무지무지 많았지만,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단 두 장면으로 기억될 영화. 하나는 위의 헤더이미지에 있는 Sweet Child o'mine이 흘러나오는 장면. 그리고 또 하나는 마지막 장면의 한숨.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이쯤에서 영화부터 보시길 추천)...


... 어쨌든 이 두 장면은 내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모두 배신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건스앤로지즈의 스윗차일드오마인은 Where do we go? Where do we go now?로 반복되는 후렴구로 끝난다. 그러니까 옛날을 추억하며,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며, 노래가 끝나는 셈. 이 영화 속에서 리메이크된 노래는 그 부분을 정확히 들어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저렇게 사는 사람들은 미래도, 목적도 없을 것"이라는, 혹은 "그들도 불안해 할 것"이라는 생각을 들어낸 셈이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15분 뒤에 스쿨버스가 올 거야"라는 대사.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각자의 일을 준비하는 아이들. 그리고 한숨. 아주 작은 한숨. 아마도 흠, 이라고 했을 정도의 작은 한숨.


이 아이들을 혼자서 잘 키웠다는 만족 같기도, 학교에 보내야만 한다는 타협에 대한 한숨 같기도, 아이들에게 내가 필요 없겠구나 싶은 탄식 같기도 한, 그런 한숨이었다.


왜 이제야 봤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이해할 수 없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