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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Jan 22. 2023

#48 2022.12.06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지난 주말의 시작을 함께한 포르투갈 전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정신력과 저력으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증명한 태극전사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매사에 점점 미지근해져 가는 삼십 대 아저씨에게 나이와 별개로 젊음을 불사르는 청춘이 뜨거운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직도 가끔 찾아 듣는 만화 '우리는 챔피언' 오프닝 곡의 '이 세상 위에 태어났던 건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냐 그보다 내게 더 소중한 건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가사는 내 인생 벌스 중 하나다. 올 초의 다부졌던 각오가 꺾일 대로 꺾여 자포자기하고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의지를 다잡았다. 그 뒤에 이어진 오늘 새벽 브라질 전은 세계 세강의 강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마음만은 꺾을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에 눈이 흩날리며 이미 꽤 쌓여 있었다. 내겐 사실상 올해 첫눈이었다. 반가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을 시작하고 마친 뒤늦은 밤에야 나갔다.

살짝 포근해진 날씨에 눈은 이미 거의 다 녹았다. 그래도 군데군데 남은 눈을 찾으며 즐기는 산책이 색다르다. 미처 쌓이지 못한 첫눈이 아쉽기보단 왠지 대견하다. 자연의 섭리에 감히 자기 이야기를 덧붙이는 인간의 어리석음조차 조금 슬기롭게 느껴지는 밤이다. 그렇게 다진 마음 덕분에 스스로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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