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가득했던 삿포로 시내 명소들
삿포로라는 지명은 '메마른 강바닥' 혹은 '메마른 큰 강'을 뜻하는 아이누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내륙 도시이기도 하다. 도보 여행자에게 반가운 곳이기도 한데 삿포로 시계탑, 삿포로 TV탑 등 다양한 명소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 도보로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걸어서 삿포로 속으로 떠나 보자...*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삿포로 시내 구경을 시작했다. 약 80년간 홋카이도 지역의 행정 업무를 담당했던 곳으로 독특한 외관으로 '아카렌가(붉은 벽돌) 청사'라는 별칭이 있다고 한다. 하얀 눈발이 붉은빛을 더 돋보이게 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에서 조금 걸으니 금방 삿포로 시계탑이 모습을 보였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로 1881년 설치된 시계는 오직 추가 낙하하는 중력의 힘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한때 삿포로 농업학교의 강당으로 이용되었고, 군사 교육 시설과 도서관으로도 사용되다가 지금은 전시관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정시에 종이 울린다는데 직접 보진 못했다.
오도리 공원으로 향하다 잠시 카페에 들른 뒤 오도리 공원과 삿포로 TV 타워를 구경했다. 삿포로 도심 중심부에 자리한 공원과 1957년에 지어진 TV 전파탑이 익숙한 풍경을 조성했다. 그 유명한 삿포로 눈 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축제의 주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갔을 땐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 in 삿포로'가 진행 중이었다. 삿포로 TV 타워에는 전망대가 있지만 가지 않았다.
다누키코지 상점가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스스키노 거리에 닿게 된다. 대로에서 삿포로의 명물 중 하나인 노면전차, 삿포로 시영 전차를 마주했다. 고풍스러운 전차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보이는 광고가 겹쳐 묘한 느낌을 줬다. 오사카의 글리코상처럼 랜드마크 중 하나인 일명 '니카상', 니카 위스키의 네온사인 광고판도 볼 수 있었다.
역시 다누키코지 상점가를 따라 걸어 니조시장에 갔다. 19세기 말부터 삿포로 시민의 부엌으로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온 유서 깊은 시장이라고 한다. 지금은 도뿐 아니라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덮밥, 카이센동을 판매하는 여러 식당들이 성업 중이었다. 평일임에도 사람이 참 많았다.
여행 마지막 날엔 이른 아침 혼자 준비하고 나와 홋카이도 대학에 들렀다. 러브레터 OST인 'A winter story'를 들으며 걸으니 거리가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홋카이도대학은 1876년 삿포로 농학교로 설립되어, 지금은 일본의 명문 국립대학이 된 유서 깊은 학교다. 눈 덮인 교정은 고즈넉해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알맞았다. 이른 시간임에도 러닝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학교 안에 홋카이도대학 포플러 가로수길, 홋카이도대학 은행나무 가로수길 등 명소가 많다. 오랜만에 나름대로 캠퍼스의 낭만과 여유를 즐겼다. 그렇게 삿포로 여행을 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