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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Feb 16. 2022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내리사랑과 단양의 아름다움

마늘의 고장에서 느낀 부모님의 사랑

설을 맞아 오랜만에 어머니의 기도로 시작하는 가족여행을 떠났다. 연로하신 할머니가 작년부터 우리집에서 지내시게 되며, 할머니를 찾아뵙던 명절에 오히려 일시적인 핵가족이 되었다. 부모님이 두 아들과 같이 단양에 가고 싶으시대서 고수동굴 인근에 위치한 식당에 도착했다. 더덕구이와 마늘 수제 떡갈비가 나오는 메뉴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풍족하게 나온 반찬이 맛깔났다. 이때부터 단양의 유별난 마늘 사랑과 자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단양엔 생각보다 많은 아름다움이 있었다.



1. 단양강 잔도

단양강 잔도는 절벽 위에 덱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예전에 부모님이 와보시고 너무 좋아서 꼭 우리 형제를 데리고 다시 오고 싶으셨단다. 아들들이 삼십 줄에 접어들어도 여전한 내리사랑을 느끼며 깎아지를 듯한 절벽과 얼어붙은 강이 자아내는 절경을 감상했다. 얼어붙은 강은 묘하게 동적이다



2. 충주호관광선 장회나루

20분 정도 걸려 이동한 장회나루에선 생각보다 큰 충주호관광선을 탈 수 있다.

옥순봉, 구담봉, 강선대 등 다양한 명소를 뱃놀이를 하며 구경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강바람이 거셌지만 겨울치고 따뜻한 날이라 견딜만했다. 왕복에 1시간 40분 정도 걸렸는데 제일 아름다운 곳들은 출발지 근처에 몰려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3. 단양 구경시장

주차장조차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던 단양 구경시장은 생각보다 인파로 북적였다. 놀라며 구경하다 줄을 서 단빵제빵소에서 종류별 마늘빵을 사고 마늘닭강정도 야무지게 사서 나왔다. 개인적으로 뭔가 관광에 특화된 재래시장으로 느껴졌다.



4.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은 미리 예약해 둔 업체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한 뒤 탈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카페산이라는 뷰 맛집이 있어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다. 뷰 맛집으로 유명한 곳답게 내외부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시원했다. 

패러글라이딩은 비행 자체는 별로 무섭지 않았지만 찬바람으로 눈이 조금 시렸다. 비행 내내 눈물 한 방울이 그렁그렁 고였다...* 어수선한 마음도 눈앞에 펼쳐지는 하늘과 발아래 스쳐가는 단양을 바라볼 때만큼은 떠오르지 않았다. 하늘 위에서 동생에게 전한 손인사도 기억에 남는다. 나보다 먼저 이륙한 동생과 착륙은 거의 엇비슷하게 했다. 강사님과 그때의 바람에 따라 조금 편차가 있었다. 착륙이란 이름의 엉덩방아가 생각보다 위험해 놀랐다.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생각에 그쳤는데 부모님의 사랑과 배려로 동생과 기억에 오래 남을 경험을 했다. 참 감사한 삶이다. 다시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마무리까지 총 1시간 정도 소요됐다.



5. 만천하 스카이워크

만천하 스카이워크 주차장은 셔틀버스를 통해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너르게 펼쳐지는 단양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행복을 누리며 이런저런 상념에 잠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6. 도담삼봉

도담삼봉은 단양 팔경 중 하나이다. 남한강 상류에 고고하게 위치한 세 개의 바위섬이 동양화의 한 폭 같았다. 역설적으로 댐으로 수몰된 것들에 대해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움이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다지만 모든 가정엔 나름의 아픔이 있다. 그럼에도 한결같은 어버이의 사랑 덕에 형제는 (나름) 듬직한 청년으로 자랐다. 올해도 덕분에 설날부터 마음을 든든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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