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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Mar 14. 2022

#8 2022.02.20

알고 보면 달빛은 따뜻하다

요즈음 기운이 없고 잔병치레가 잦다. 맥아리는 없었지만 원기를 회복하고자 거의 일주일 만에 운동을 하고, 이틀 연속 산책을 했다. 여전한 추위로 몸살이 도질까 걱정됐지만 호수에 이끌려 밖으로 나섰다. 봄이 거의 다 온 줄 알았는데 이어진 영하의 날씨로 물이 꽤나 다시 얼었다. 당연한 현상이 왠지 지금의 나 같아 씁쓸하게 웃었다. 

어지러울 정도로 추웠지만 순례하는 마음으로 걸었다. 그러다 문득 얼음장을 비추는 달을 발견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은 그동안 여러 예술가들의 모티브가 되어주었다. 나도 달의 아름다움을 헤아리며 위로를 받곤 했는데, 새삼 어두운 하늘을 밝히는 빛을 벗삼아 힘을 얻었던 많은 이들의 존재를 깨달았다. 예민한 기질은 사는 일을 고달프게 하지만 때로 뜻하지 않은 것들을 누리게 한다. 묘한 연대감을 선물 받은 밤에 만인의 동무는 길을 좇아 밝혀 줬다. 녹은 물이 다시 어는 온도였지만 달빛의 온기에 마음을 녹이며 묵묵히 동행하는 존재에 고마움을 전했다. 얼어붙은 호수에 내비친 속내를 달님이 따스하게 비추던 겨울이었다...*

#7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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