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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Apr 10. 2022

#12 2022.03.31

고독으로 풍경과 공유한 연대감

4월이 임박했지만 예년보다 추운 날씨로 봄밤은 아직 쌀쌀하다. 계절에 비해 싸늘한가 가늠하다 사실 사철이란 것도 인간이 임의로 나눈 개념일 뿐 자연은 그냥 자연이 아닌가 싶었다.

요즈음 호수 근처에는 다양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왠지 무덤 같은 현장을 지나쳤다. 개발은 분명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어쩌면 우린 그보다 많은 것을 흙 속에 묻고 있는 건 아닐까. 이내 다시 마주한 호수가 무한히 검고 깊어 보인다. 달 없는 하늘이 유독 맑은 날이었다. 데칼코마니 같은 뭍과 물을 바라보다 문득 섬 같이 느껴져 풍경과 묘한 동질감을 공유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섬인지도 모른다. 고독감으로 연대하며 한겨울에 비해 꽤나 많아진 인파를 거슬러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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