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밤베르크행

인생이 그렇듯 여행도 그렇습니다.

by 승협

[EN] Unexpected Bamberg trip의 한국어 버전입니다.


원래 계획은 로텐베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에 가는 것이었지만, 기차역에서 친구들과 기차를 기다리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승무원이 아파서 기차 운행이 취소되었습니다.


아.. 많은 지연 사유를 들어봤지만 이건 예상도 못했다. 이때 우리의 선택지는 두 가지였는데,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다음 기차를 타거나 다른 목적지로 향하거나. 이때 밤베르크행 열차가 눈에 띄었고, 비록 기차역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몇몇 친구들이 좀 많이 서둘러야 했지만, 어찌어찌 모두 탑승을 하여 우리의 예상치 못한 밤베르크행 여행이 시작되었다.

다운로드.png 성 마틴 교회

밤베르크는 작은 도시지만, 밤베르크 대성당을 포함한 구시가지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을 만큼 유명하고 유서 깊은 도시이다. 작은 기차역에서 내려서 약 20분 정도 걸으면 유명 관광지에 도달할 수 있다.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날이 좋아 모두 걷기로 했다.


처음으로 우리를 맞이한 명소는 막시밀리안 광장(Maximilian Fountain)이었다. 바이에른의 왕 막시밀리안의 이름을 딴 이 광장에는 멋진 동상이 있었는데, 가운데에는 당연하게도 막시밀리언 1세가 위치했고, 왕을 중심으로 밤베르크의 유명한 위인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다운로드 (4).jpg 구 시청사

리틀 베네치아(그닥 동의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하니까)를 지나 우리 일행은 구舊 시청에 도착했다. 강 중간에 작은 섬에 위치한 바로크 양식의 건물에는 상당히 독특한 장식이 달려있는데, 삽화 사이사이로 모형이 위치하고 있어 마치 그림을 뚫고 나오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가히 바로크 시대의 3D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건물에는 설화가 있는데, 밤베르크의 비숍이 시청을 짓는 것을 불허하자, 주민들이 동요했고 인공 섬을 만들어 주민들의 힘으로 이 건물을 세웠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다운로드 (5).jpg 생동감 넘치는 바로크 시대 3D!

시청 섬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밤베르크의 구 시가지가 펼쳐진다. 이곳의 명물 훈제 맥주(Smoke Beer; 구운 맥주는 아니고 훈제 향이 나는 맥주이다.)를 맛볼 수 있으며 안주 없이 맥주만 들고 나와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즐기는 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밤베르크 대성당이 나오게 된다.


처음 도착했을 때, 미사가 진행 중이라 작은 박물관을 먼저 구경한 뒤 마침내 밤베르크 성당에 들어올 수 있었다. 입구에서 한국어 팸플릿도 찾아볼 수 있었다. 11세기에 짓기 시작해 13세기에 들어서야 완공된 성당은 앞서 만나본 구시가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러한 명성에 답하듯 성당의 규모가 가히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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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구시가지와 밤베르크 대성당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 내부에는 마침 햇살이 창을 통하여 들어오고 있었다. 신성하다는 것이 과연 이런 것일까 하는 모습이었다. 이 시대 밤베르크인으로 태어났다면 분명히 가톨릭을 믿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신시청에 위치한 장미 정원으로 향했다. 시기가 맞지 않아 장미는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잘 꾸며진 정원에서 밤베르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후 조금 더 좋은 전망을 찾아 미하헬 수녀원(Michaelsberg Abbey)을 올랐다.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밤베르크의 전경을 잠시 바라보며 여행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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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베르크 대성당

예정에도 없던 밤베르크 여행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생각이 난다. 장소도 너무 좋았지만 함께했던 친구들과의 추억이 더더욱. 10명이나 되는 인원과 함께한 여행은 생각보다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만큼 즐거웠기에 꼭 다른 도시도 도장을 깨자고 약속했었다. 다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후에는 이렇게 많이 모여서 소도시 여행을 하진 못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그리움은 아마 이곳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이때에 대한 그리움이겠지만, 다음에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그런 밤베르크였다. 다음에는 꼭 훈제 맥주를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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