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줄지 않는 업무를 바라보며..
주말에 책상에 앉는다는 건 다가오는 월요일을 준비해야 할 업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상에 앉아 손을 놓고 멍 때리고 있다는 건 업무가 많아 무엇을 먼저 할지 모르는 멘붕상태라는 것인데, 지금 나의 상태가 그렇다. 정확히 지금이라기보다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나의 모습이다. 일머리 없는 사람처럼 무엇을 먼저 할지 몰라 하염없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는 요즘은 바로 강사들의 성수기이다. 당장의 강의도 연이어 있는데, 몇 달 후 강연을 위한 업무와 프로그램 정리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해야 할 일 목록을 적어 좋고 보니 가짓수도 많은 데다 고심해야 하는 일들일 경우 흐르는 시간에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시간 안에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스스로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고 두려움을 이겨낼 실행력을 꽁꽁 숨긴다. 하염없이 모니터를 바라보는 멍한 나는, 일머리 없음을 탓하고 있다. 일머리 없는 손과 머리를 달래어 모니터 앞에 신들린 듯 타이핑하는 손끝을 만들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 있다.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최대한 쉽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일을 단순하게 나누어 본다.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면서도 간단한 것을 먼저 골라서 처리한다. 그러면 가짓수가 일단 줄어들어 마음의 부담에서 한결 가벼워진다. 그러다 보면 중요하고 오래 걸리는 일이 남는다. 이건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고 집중력도 필요한 일이다. 만만하게 봐야 한다. 복잡하지만 쉽게 할 수 있는 나만의 순간 집중력이 있음을 믿는다.
'이건 너무 쉬워서 내가 2시간만 집중하면 해낼 수 있어.' 이렇게 나의 뇌를 속이며 손이 먼저인지 뇌가 먼저인지 모를 글들을 써 내려가다 보면 신기하게도 예상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일인데, 만만하다 생각하면 또 쉽게 지나간다.
지금도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지금 처리해야 할 6가지 업무를 만만하게 쳐다보고 있다. 이쯤이야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