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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쁜손 Jun 16. 2021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오늘 드디어 백 편째 글을 올립니다. 브런치 작가로 첫발을 내딛지 벌써 7개월이네요. 가을의 정취가 깊어갈 무렵 브런치의 문을 두드렸는데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그리고 이제 막 태양의 계절, 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엊그제 아흔아홉 번째 글을 마치고 백번 째 글은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잠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다 '초심'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 저의 마음은 흡사 엉클어진 실타래 같았습니다. 마음속에 꼭꼭 묶여 있던 매듭을 푸는 일이 제게는 글을 쓰는 것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한편, 편 글을 써내려 갈 때마다 마음의 응어리가, 상처가 아물며 회복되는 과정을-치유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희복의 시간 속에서 자꾸만 욕심이 커져갔습니다. 나와 같이 아프고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엔 그것이 욕심이 아닌 소박한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글을 쓰다 보니 진심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그래서 모든 작가의 꿈임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게 그 꿈이 너무 멀리 있어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말 그대로의 꿈이지만 처음 첫 편을 완성하고 언젠가 100편, 200편... 천편을 완성하리라고 막연히 마음먹고 계속 걷다 보니 첫 관문을 이렇게 통과하게 되었네요. 어쩌면 정말 포기하지 않고 가다 보면 진짜 작가가 될 수도 있다고... 계속 정진하라고 마음이 말을 건넵니다.


 

 처음 합격 메일을 받던 시점으로 돌아가 봅니다. 그때도 명희 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작가 신청을 하고 3일 뒤 아마 오후 2시쯤으로 기억합니다. 신청 뒤 이, 삼일을 반신반의하며 기다리던 중 한통의 메일을 열어보고 저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의 하나라고 여겨질 수 있는 일이지만 제게는 새 삶의 시작,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여겨졌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를 절망과 후회와 무기력함으로 허송세월 보낸 제게 다시 시작하는 첫걸음 같은 기회였습니다. 그때의 떨림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제 첫 번째 올린 글부터 아흔아홉 번째 글까지 쭉 읽어 보았습니다.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때론 너무 부끄러워 숨고 싶은 서툰 글들을 대하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서툴고, 초라하고, 부족한 것조차도 저의 일부분임을 고백하며 그 빈 공간을 앞으로 채워가려 합니다. 이 다짐과 약속을 저의 지인분들과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드립니다.

 사실 지금은 처음의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보다는 쉬지 않고 느린 걸음이나마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고 싶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조금 인생을 살다 보니 쉽게 포기했던 것들에 대해 가장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제는 완주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계속 가려합니다.


  백번 째 글은 저의 마무리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며 각오입니다. 언제나 응원해 주시고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드리며 사랑한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나이만 먹었지 서툴기 짝이 없는 제게 계속 앞으로 가라고 쉬지 말고 가라고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세요.

 정오의 눈부신 햇살이 아름다운 날입니다. 사랑합니다.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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