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도
내게 글을 쓴다는 건 무엇일까? 오늘 아침 뇌리에 맴돌고 또 맴도는 질문 하나이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언니 같은 두 분의 권사님들과 브런치를 함께 했다. 커피와 함께 하는 아침을 마치고 다음 스케줄이 있는 권사님들과 헤어져 교회 부속 건물 로비에 있는 북카페에 왔다.
문득 며칠 전 떠올랐던 질문을 곱씹는다. 까마득히 아득한 과거에는 그것 자체가 인생의 목적, 목표가 될 것 같은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 내게 글쓰기는 "나 아직 살아 있어요. "하고 내 존재의 생존을 알리는 도구로 전락해 버린 것 같아 씁쓸했다.
누르고 누르고, 억누르고 자제할 수 있을 만큼- 자제해도 넘쳐나는 내 안에 고여 있던 언어들이- 숨길 수 없을 만큼 턱밑까지 차오른 날. 나는 다시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차가운 한기가 서슬이 퍼렇게 기세등등한 날. 마음조차도 꽁꽁 얼어버린 날. 이유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흐르며 주님께 왜 침묵하고 계신지 묻고 또 물었다. 인간과의 관계에서 조차 문제가 발생하면 나는 상대 탓을 돌리기보다는 나를 향해 화살을 쏘아댔다. 자기혐오 뒤에 오는 끝 모를 무력감과 우울감... 그렇게 긴 시간을 소모했다.
다시 우울의 덫에 빠져 주저앉기 싫어 기도와 묵상으로, 걷기로 하루를 버티지만 나의 기도는 허공으로 흩어지고 나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 듯 점점 침몰하는 나를 지켜보고 있자니 설움이 복받쳐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항상 함께 하신 아버지조차 지금은 나를 떠나 멀리 계신 듯 고요하고... 나의 내면의 치열한 싸움에 나는 지칠 대로 지쳐서 이곳에 나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털어놓는다.
삶이 고난의 연속이란 진리를 머리로는 아는데 매번 새로운 문제들이 찾아올 때마다 익숙한 고통이 아닌 생경하고 두려움 그 자체이다. 담대함을 주시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지만 오래된 본능은 이번 싸움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처음으로 아버지를 원망했다. 지금까지 내가 살 수 있게 손잡아 주시고 길을 열어주신 그분을 원망하고는 죄송함과 나의 아픔에 눈물을 쏟는 나.
주여, 어디로 가야 할까요? 주님 연약한 제게 굳건하고 단단한 마음을 허락하소서! 당신은 전지전능하시고 어떤 것이든 가능케 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시잖아요. 이 딸의 눈물을 멈추게 하시고 추락하는 이 딸에게 날개를 달아주세요. 제가 기쁘고 행복할 때 저보다 낮은 사람을 돌아보지 않은 죄를 용서하시고 겸손하고 온화한 딸로 스스로를 여겼던 교만함 또한 고백합니다. 저의 이중성을 고백합니다. 진실한 사랑,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멀리 있는 이웃에게만 흉내 내고 정작 가까이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께 냉정했던 죄를 깨달았습니다. 모순으로 가득한 제가 지혜롭다고 착각했던 무지함도 용서해 주세요. 당신이 제게 지금 침묵하시는 게 아니라 기다려 주신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어리석고 미련한 딸에게 지혜를 주시고 품이 넓은 마음으로 속사람과 겉사람의 간격을 좁혀 나가게 하소서. 제가 흘린 눈물을 기억하고 저와 같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시간과 물질, 제 소중한 것들로 섬기게 하여 주세요.
제가 다시 우울의 덫에 빠져 부정적인 시선으로 나와 나의 현재와 미래를 갉아먹지 않게 주여 도우소서.
아버지, 멈추지 않고 갈 수 있는 힘. 아니 넘어지고 쓰러졌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당신이 사랑하는 제가 스스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나의 유일한 사랑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