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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처음부터 '될 놈'을 찾아야 시장을 이긴다.

by 말로

독립해서 창업을 준비하거나, 조직 내에서 신규 사업과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다보면, 뇌 속의 뉴런들이 정신없이 불꽃놀이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을 때도 있지만...

설사,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하더라도 이게 말이 되는 아이템인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괜히 했다가 쪽박 차는 것은 아닌지. 하루에도 열댓번 생각이 오락가락 하기 일쑤다.

구내식당에서 정해진 메뉴 먹듯이 누가 좀 '해라' 혹은 '마라' 정해주면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하지만, 현실은 아무도 정해주지 않고, 아무도 모른다가 정답이다.

나름 합리적인 접근을 한답시고 시장조사를 통해 유사 아이템과 경쟁사 분석을 해보기도 하고, 포커스그룹을 운영해 보기도 하지만 안개 속에 희미한 점등만 깜박일 뿐이다.

그나마 내 돈들여 창업을 한다면, 좀더 심사숙고 하겠지만 (물론,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조직 내에서 뭐라도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입장이면, 일단 해보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자신을 설득하며, 창고에서 우연히 본 쥐가 라따뚜이라도 되는 냥 내 아이디어가 왠지 남들과 달리 특별할 것만 같다.

이렇게 시작된 사업과 서비스는 백발백중 망하게 되어 있다.

망한 것도 망한거지만, '안되는 놈'을 붙잡고 그동안 들인 시간이며 돈은 상처에 깊은 흉터로 남는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썼나보다.

이 책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원제: The Right It)의 저자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1985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JAVA 기술과 그와 관련된 도구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2001년 구글에 합류해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전문가로 활동했다.

실리콘밸리의 산실이라 불리는 스탠퍼드 공과대학(디스쿨 및 테크놀로지 벤쳐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의 설계와 검증, 혁신의 방법론을 강의해왔다.

그는 실제로 3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경험했던 성공과 좌절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이 될 아이디어를 사전 검증하는 방법과 데이터에 기반한 설계의 각종 툴과 전략을 찾는 쪽으로 관심을 갖고, 2011년 아이디어 설계와 검증의 방법론 '프리토타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소책자 "프리토타이핑하라 (Pretotype it)" 제작하게 되었다.

이 소책자가 실리콘밸리 창업자와 개발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해당 PDF가 폭발적인(?) 다운로드 숫자를 기록하자 2019년에 단행본으로 이 책이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1장은 '시장 실패의 원칙'은 말 그대로 시장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신제품이 처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실패'나 '실망','취소' 등으로 분류된다. 즉, 우리의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제일 높다는 것이 '빼박'이라는 이야기다.

그럼, 이렇게 실패 확률이 높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될 놈'을 가지고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 The Right It이 의역하면 '될 놈' 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디어가 '될 놈'이라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답은 'Data Beats Opinions' (영알못이 고생한다...)이다. 모든 것은 데이터로 통한다.

하지만, 여기서 데이터라 함은 우리의 아이디어에 실제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그들이 직접 들인 시간과 돈! 돈!)가 개입된 '나만의 데이터'를 말한다. (전문가의 의견, SNS 좋아요 등등 모두 허상이다.)


2장 '쓸모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은 이 책의 실용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으로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핵심 도구인 '프리토타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흔히들 시제품이라 일컫는 '프로토타입'은 들어 봤어도 '프리토타입'은 낯설기만 하다.

'프리토타이핑'은 ~인 척하다의 'pretend'와 시제품을 만들다의 'prototype'의 결합으로 일반적인 시제품인 prototype 보다 먼저,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도구로 정의한다.

즉, '프로토타입'은 '우리가 이걸 만들 수 있나?' 라면 '프리토타입'은 '우리가 이걸 만들어야 하나?' 라는 접근 자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검증 가설을 세우는 방법, '프리토타입'의 다양한 기법 (미캐니컬 터크, 피노키오, 가짜문, 외관, 유튜브 활용, 하룻밤(?), 잠입자, 상표 바꾸기 등...)과 실제적인 사례들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고, '프리토타이핑'에 의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점수화하는 가이드까지 친철히 설명하고 있다.


3장 '유연한 전략'은 이렇게 분석된 결과에 따라 새로운 상황,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여 계획과 행동을 조정하고 바꿀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한다.

생각은 글로벌하게 테스트는 로컬하게!

내일보다는 오늘 테스트 하는게 낫다!

싸게, 더 싸게, 제일 싸게 생각하라!

고치고 뒤집고 다 해보고 그만둬라!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의 개인적 열망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 해볼 수 있는 여운을 남기고 있다.

'될 놈'을 만들고 있는지 분명히 확인하고, 제대로 만들기 전에 그 일이 내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인지를 확인하라



이 책에 나온 프리토타이핑 사례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여 실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

어떤 사례들은 '선'을 넘어 보이기도 한다. (신고 당하지 않는게 다행이랄까...)


하지만, 신규 서비스와 사업을 아무런 검증 절차도 없이 무작정 뛰어들어 돈과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 최대한 사전에 시장과 소비자의 호응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방향은 목적지로 가기 위한 올바른 길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그 실험 방법과 프로세스는 우리들 창의성과 열정에 따른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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