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 월세
2017년 1월 9일 월요일
우연히 책 한권을 들고나온 오후
누군가 사놓은 책을 "재미겠네!"하며
무심코!
그때 들고 나오지 말껄
나는 계속 읽어내려갈 용기가 있는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무거운 오후는 커피 속으로 침잠한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비겁한 내 눈을 찌르는 칼같다
대학 신입생 시절
선배언니가 나를 찾아왔다.
"너 광주라며?"
그 길로 나는 사회과학도서 동아리의 일원이 되었다
'광주'가 무엇이길래?
타겟팅에 걸려든것이다
1년 정도 동아리 일원으로써 소위 사회과학 도서라는 것을 읽었고, 매주 멤버들과 토론했다. 2학년이 되던 해, 그 동아리를 탈퇴했다. 나는 애써 OUT OF 광주이고 싶었다.
그때 함께였던 김정영이라는 친구는 4년 내내 줄곧이었고, 졸업후에는 연극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TV에도 나오더라니...
너 광주라며?
'소년이 온다'라는 책에 대한 정보는 작가 한강이라는 두글자 밖에 없었다.
100페이지 정도 보고 일단 책을 덮었다.
광주 그날 이야기였다.
손 거스러미처럼 성가시고 아픈 장면이 생각나면 나는 그것이 악몽일거라 생각했다
고등학생이 되서야 꿈이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던 그날들 그 총성들 그 피의 울음들
계속 읽어내려갈 용기가 나에게 있는가?
자문해본다
역사의 증인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너 광주라며?'
생각해보면 가능한 질문이다.
어떤 소재는 그것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시험이 된다
아직 흉터가 남아있는 무릎에
다시 고름이 흐르고 피가 흐르는 !
내 몸의 모든 털들이 일어난 소름의 오후.
그러니 이것을 적어내려갔던 작가는 온전히 잠이란걸 들수나 있었으려나
시적인 미문은
상처마저 미적으로 표현되어 아이러니하다
혼의 눈물은 차갑다
나는 다시 책을 읽어내려갔다
지문에 글자 하나 하나를 새겨가며.
자꾸 여러개의 손거스러미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