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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디오 Mar 02. 2018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본다면?

#책 "월든"과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잇다

숲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수프라는 단어도 좋아한다

숲에서는 수프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은 닮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4살 무렵

외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콩코드로 귀향한 적이 있는데,

이때 난생 처음 본 월든 호수가

소년에게 원풍경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혜원(김태리)도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서울에서 그곳으로 4살 때 내려왔다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 Bing images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헨리는 다시 콩코드 월든 호수로 돌아온 것이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혜원(김태리)도

서울로 대학을 간 이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하버드를 졸업했지만

직업없이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이웃 하나 없는 외딴 숲 속 월든 호숫가

손수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2일을 살았다

그 기록이 바로 월든이라는 책이다


나는 내 인생의 단 한 권의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월든”을 꼽을 것이다      
소로 탄생 200주년 기념 특별판을 한 권 더 샀다!

영국 시인 에이츠는 한 때

'나는 월든을 읽고 이니스프리 섬에서 소로우와 같은 생활을

해보려는 야심을 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작은 호수는 8월의 잔잔한 비바람이 불다 멈추다 하는 사이사이에

나의 가장 소중한 이웃이 되었다! ” (월든 중에서)             


  

답답한 직장 생활 속에서 우연히 읽게 된 월든은

사무실에 작은 숲을 만들어준 책이었다    

  

나의 작은 숲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월든” 책이었다      


테헤란로의 빌딩 사이에서 불어오는

퇴근 무렵의 바람은 시렸다

내일도 같은 날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에서, 우연히 읽은 책 월든은

답답한 가슴이 숨쉬어지는

종이 산소였다   

   

광고주의 무리한 요구에,

해결되지 않는 업무 속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몇 페이지라도 읽고 나면

사무실 사이에 나만의 작은 숲 길이 만들어지고

나는 겨우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나에게 10번 정도 반복해서 본 영화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리틀 포레스트(일본판, 겨울과 봄, 여름과 가을 편)은 두 버전 모두 10번 넘게 본 것 같다


생활이 지칠 때면

나는 반복적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있었다

거의 대사가 없는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사무실 속에서 읽던 월든 같은 존재였다      

겨우 숨이 다시 쉬어지고

무릎에 힘이 들어가며

자 이제 쉬었으니 다시 힘을 내자고!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주연) 속 대사      

“그렇게 바쁘게 살면 문제가 해결돼?”       


우리는 바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저 게으름뱅이는 무엇이든 잘한다 (글:로런스 쇼터)라는 책은     

내일을 마법으로 만들어주는 힘으로     

인간의 게으름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 현인들의 이를 일컬어 “무위”라고 했다      


애쓰지 마라!      

몸이 이완되고 집중력이 생기는 몰입의 단계는     

어쩌면 이 게으름 상태에서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애쓰지말라 고

노력하지 말라  고

바꾸려하지말라 고

위로받고 싶어지는


오늘 소로 탄생 200주년 기념

 특별판 양장본 월든을 사 왔다

번역이 다른 맛으로 다시 읽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월든, 리틀 포레스트          

문학으로든 영화로든

숲이 있다는 것,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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