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런닝맨'에서 좋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광수씨의 본업은 배우이다. 하지만 타짜-원아이드잭에 출연한 이광수씨를 보면서 진지하고 중요한 장면인데 자꾸만 나의 머릿속에는 런닝맨에서 호통치는 이광수씨의 모습이 떠올라서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물론 이광수씨의 연기는 훌륭했다. 다만, 내가 런닝맨에서의 유쾌한 이광수씨의 모습을 너무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예능의 유쾌한 이광수씨가 떠올랐다.
모든 배우는 출연작마다 얼굴을 바꿀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크업을 다르게 하거나 헤어스타일을 변경하기도 하며 가끔은 체중조절을 하기도 한다. 각 영화마다 맡은 캐릭터의 배경이나 모습 또는 말투가 다르기 때문에 캐릭터를 완전하게 소화하려면 색다른 변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한 배우의 잊을 수 없는 메소드연기를 보게 된다면 같은 배우가 연기한 다른 캐릭터의 영화를 접하게 되더라도 이전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치 마동석 배우의 황소 같은 캐릭터처럼 말이다.
브런치 하는 것을 주변에 말해도 될까?를 고민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나의 모습 때문에 브런치에 작성된 글을 읽는 때 방해가 될 것 같다. 월요일에는 출근한 동료들과 인사를 하며 쉬는 날에 무엇을 하였는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럴 때면 나는 거짓말을 하지 못해서 '비밀이에요~'라고 슬쩍 넘어간다. 브런치에 글을 작성하고 있다고 말을 하면 아마 다들 접속해서 무슨 글을 썼나 확인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글을 읽을 때는 작성한 사람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글을 접해야 내용을 완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에 작성된 나의 글을 읽으면서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이 반영된다면 작성한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로 혼자서 고민했던 부분들 또는 남에게 밝히지 못한 사연들을 작성할 때도 많기 때문에 나의 브런치는 익명이 바탕이 되거나 또는 내가 진지하게 글을 작성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바람기 많은 친구가 사랑과 관련된 글을 작성하였다면 일단 신뢰가 떨이질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한 마음으로 고뇌하며 작성하였더라도 '가벼운 사랑을 하던 네가 진지한 사랑을 알겠니?' 라며 비판할 수도 있다. 또한 내가 회사에서 이기적인 상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라는 회사 생활 꿀팁을 작성한다면 다음날 사무실의 분위기는 숨쉬기 어려울 것이다.
브런치 하는 것을 주변에 말해도 될까?를 걱정하는 두 번째 이유는 나는 아직 나의 글에 자신이 없다. 만약 누군가가 내가 글을 쓰는 사실을 알고 '네가 글을 써?'라고 한다면 주소를 알려줄 테니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할 자신이 없다. 문학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고 아직은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글을 쓴다고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인정할 수 없는 글을 보여줘 봤자 창피당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는 글을 작성하는 것을 멈출 생각이 없다. 앞으로 많은 연습을 할 것이고 나아가 음악을 배우고 작곡과 작사도 하고 싶다. 만약 내가 작성한 글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자신 있게 나의 브런치 주소를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내가 브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주변에 알릴 계획이 없다. 아니 알릴 수가 없다.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것과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큰 차이점 하나가 있다. 브런치는 사람들과 공유가 되는 시스템이고 일기장은 그렇지 않다. 브런치는 일기장처럼 나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글을 업로드하는 것은 내가 작성한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의 글의 수준이 높아지거나 나라는 사람 자체가 글을 읽는 데 있어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주변에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