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모자

-시

by CB

퇴근 후 집으로 향하는 길

겨울바람에 귀가 시렸다

귀가 아리도록 시린 바람에

턱까지 아픔이 전해진다

겉옷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찬 바람을 견디며 집으로 향했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와 할머니 생각이 났다


찬바람을 맞으며 전지작업을 하시고

시린 바람에 손이 차가워지고

오랜 작업에 손이 굳어지는 겨울이다

인터넷으로 차가운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따뜻한 털모자를 사고

시골집 주소를 적고 배송이 되기를 기다렸다


2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가 전화하시더니

군밤 장수도 아닌데 이런 건 불편해서 못쓴다


할머니가 전화를 하시더니

겨울 다 지나가는데 이런 걸 왜 사냐


라고 말씀하셨다

저렇게 말을 하는 것을

어른이 되어서야 고맙다는 말인 것을 알았다

어릴 땐 칭찬을 왜 이렇게 안 해주실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잘했다 라는 말을 돌려서 하셨다


혹시나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말들이 더 있을까 봐

몇 년이 흘러도 그 뜻을 알지 못할까 겁이 나지만


그래도 따뜻한 말들이 추운 겨울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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