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할머니
아프지 않은 이별이란 게 존재할지 의문이 드는 날이다
떠난다는 건 이미 만나서 정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건데
아픔이 없는 이별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마치 아이크림을 먹기 위해서는
녹아내리더라도 냉동고에서 꺼내야 하는 것처럼
마지막이 언제인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마지막이 있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만남을 갖는다
이미 여러 차례 아픔을 겪어봐도 익숙해지지 않기에
만남을 지속하면서도 불안해지는 거 같다
우리 인생이 어디 생각만으로 살아지더냐
그냥 알면서도 지금이 좋으니 만나러 가는 거지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다음을 기약하는 말을 하고 그 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혹시나 다음이 없을 것이라는 불안함도 있지만
다시 만나는 날을 생각하며 돌아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