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by CB

가족이 있는 집에 머무를 때면

나의 자리는 정해져 있다

넓지 않은 거실의 한쪽 구석

그곳에 이부자리를 펴고 시간을 보낸다


가족이라고 해봤자 이제는 할머니와 아버지

둘만 남은 곳이지만 나는 그곳을

가족이 있는 곳이라 부른다


가족이 있는 곳에서의 휴일은

자리가 있는 오피스텔과는

다르게 쓰이고 다르게 흐른다


눈을 뜨면 뉴스 채널을 보며

자산을 지키기 위해 공부를 하고

밥을 먹고는 영어책을 보며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부를 한다


오피스텔에서의 휴일을 보내고 출근을 하면

뻐근한 근육이 애써 기름칠을 시작한다

내 부품을 돌려가며 애를 쓰고

회사는 부품들을 돌리려 애를 쓴다


가족이 있는 곳에서

티비를 보며 미뤘던 웹툰을 봤다

나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걸 알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

당일치기 같은 3일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

시간이 흐른 순서대로 생각을 해본다


운전대를 잡고 손짓을 하고

이제는 가보겠다며 멀어지는 집을

백미러를 통해 바라본다


가파른 내리막길

필요 이상으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다시 또 힘내야지 다짐을 하게 된다


오피스텔에서의 휴일은 나는 성장하게 하고

집에서의 휴일은 나를 버텨내게 한다


같은 시간이지만 다르게 흐르고

같은 휴일이지만 다르게 쓰이는

휴일의 마지막날 감상평을 적어본다


이번달도 잘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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