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고합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1개월 그리고 16일이 지났다.
태어나자마자 산부인과에서 안아본 아이는 따뜻했고 너무 작고 연약해서 꽉 안으면 부서질 것처럼 여렸다.
나는 3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무수히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은 아이는 한 달 동안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소화하거나 트림하기, 잠에 빠져들기 등 기본적인 인간이 지녀야 할 그 작은 행동조차 알지 못한 채로 태어난 이 아이는 아주 작은 부분 하나까지 알려줘야 했고 이제 6.2킬로가 되었다.
팔과 다리는 통통하게 살아올라 접히는 부분이 생겼고 무거워진 아이는 아내가 손으로 받쳐 들어 올리기에 버거워졌다. 처음과 너무나 다른 지금의 모습이지만 그 사이는 겨우 1개월 그리고 16일이 지났다.
정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배우고 달라지는 내 아이를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이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눈에 담지 못하고 놓칠 것 같은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 아이와 연약한 아내의 손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육아휴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에 육아휴직을 전할 때는 잘못함을 인실직고하는 부하직원처럼 입을 떼가 어려웠고 너무 떨리는 마음에 몇 번이나 할 말을 곱씹으며 수정했다. 혹여나 심기를 건들게 되는 단어를 쓰면 어떡하지, 내가 빠지면 지금도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 팀은 어떻게 될까, 팀원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지는 않을까, 정말 많은 고민들이 휴직을 하려는 내 마음을 잡았다 놓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나는 질러버렸다.
육아휴직은 너무 길지 않게 5개월을 사용할 예정이다. 너무 길면 외벌이인 우리 가족의 가계가 걱정이 되고 너무 짧으면 육아휴직을 결정한 이유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애매한 결정을 했지만 우리 가정에는 무수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나에게도 그런 변화들이 찾아올 것이다. 아직은 단어조차 생소한 휴직이지만 아이와 보내는 하루 일정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금방 지나갈 것이라 생각된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낭창낭창 휘적거리던 팔도 가누기 어려워 부모의 손에 의지했던 머리도 어느새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아이가 되어있을 거라 희망해 본다.
남는 건 사진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겠지만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뚜렷하게 담겨있는 사진처럼 나의 아이의 소중한 모습을 담아두려 사진을 찍어본다. 지금은 부모를 너무 힘들게 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천천히 자라줬으면 하는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