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전 문학 작품을 읽고 자란 세대다. 그래서 요즘처럼 버라이어티 하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어리둥절하다.
‘꼭 저런 이야기까지 써야 할까. 저 책이 필요할까. 한 세대나 갈까.’
하는 의문들을 종종 갖는다.
내게 책이란 작가가 죽고 나서 적어도 백 년쯤 가는 작품들이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쓰는 글들로 책을 만든다던가 이런 욕심은 언감생심이었다. 나에게 책이란 ‘저 높은 곳에 있는’ 보물단지쯤 되는 셈이다.
그런 내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처음으로 세 개의 브런치북을 만든다. 그리고 만들어진 브런치북으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한다.
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브런치에 첫 글을 쓴 지 딱 7개월 되는 날이다.
그리고 이것이 77번째 글이 되니, 양으로는 제법 썼다.
오늘로 구독자 204명, 총 조회수 21만이 넘었다.
조회수는 사실 놀랍다. 특정 글이 조회수의 반 이상이지만,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10년 이상 하면서 조회수 22만을 겨우 넘었는데, 1년도 안 되어 그 조회수를 따라잡다니. 브런치는 놀라운 앱이다.
앞으로도 브런치 활동은 계속할 것이다.
왜냐고?
재미있어서.
그리고 중요한 점은 브런치는 ‘정리가 되는 앱’인 것이다.
무조건 쓰고 싶을 때 써두기만 하다, 브런치북을 만들면서 무릎을 탁 쳤다.
이거구나.
이렇게 목차를 정해서 써 둔 글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면, 좀 더 일목요연해지는구나, 하며 감탄했다.
반드시 내 글을 책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은 없다. 아직 그런 실력도 없다.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의 문제는 언제까지나 브런치의 글쓰기와 정리에 매달릴 수 없다는 점이다. 나는 미흡하지만 여기서 마치고, 다음 일로 넘어가야 할 때가 많다. 시간과 타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한 가지 주제는 책으로 만들겠다는 바람이 있다.
올해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하는 것은 한 해의 결산이다.
앞으로도 10개월 동안 내 작업을 정리해서 브런치북을 10월에 만들고, 프로젝트에 응모할 것이다.
브런치, 너 마음에 든다. 정리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