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아파트 단지 관리실 맞은편 복숭아나무 한 그루가 있다. 몇 년을 지나쳤지만 복숭아나무인 줄은 2년 전쯤에야 알았다. 사람들도 나처럼 관심을 두지 않았는지 따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런 건지 매해 인도에 툭툭 터져있는 복숭아를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이번엔 마음먹고 한 두 알은 따서 먹어보기로 했다. 혼자는 손도 안 닿고 무섭기도 하고 남편에게 같이 가자했다. 싫다 할 줄 알았는데, ' 그런것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 하면서 기꺼이 저녁을 먹고 가자고 했다.
어둠이 저녁 발치에서 머리 위까지 올라간 시간이 딱 좋겟다 했다.. 남편이 점프하면 딸 수 있는 위치에 있는 2알을 따서 왔다 망을 보는 동안 가슴이 두근두근 엄청 무서웠다. 그러면서도 지날 때마다 훔쳐보았던 맑은 복숭아를 손에 쥐고 오는데 왠지 설레었다. 올해는 꼭 맛나게 먹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