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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접시 Oct 27. 2020

깻잎 한 장에

일러스트/그림단추2020


지난봄에 깨 모종 하나가  길에 떨어져 있어서 주워다,우리집 마당에 심었다.
깨를 심어 본적은 처음이다.
다행이 보답이라도 하려는듯 나무처럼 자랐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우리집 식탁에 감초 역활도 톡톡히 해줬다.

여름이면 엄마는 한통 가득 깻잎 짱아찌를 만들어 갖다 주신다. 그런데 깻잎먹을때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난다.
시골 할머니 마당 앞 밭에는 담배잎이나 깨를 심으셨다.
여름방학에 할머니 집에 놀러 가면
고모랑 할머니랑  따서 깻잎 짱아찌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는 소세지반찬을 못해줘 미안해 하시며
'반찬 없어 뭐 해먹니?' 라며 굽은 손으로 깻잎 한장 떼어주셨던 여름방학이의 기억이 오래 남는다.
우리아이들에게도 수고롭지만 무언가를
직접 따서 해먹었던 말랑한 기억을 만들어 먹고 싶은데
별로 관심이 없어 아쉽다



얼마전 여름휴가지에 산 <우리의 모든 날들>
이 떠오른다.
"네가 사는 곳은 날마다 잘 살펴보렴
하루하루는 다 다르지만 모든 날들이 아름다우니까"

11살에 내가 봤던 깨밭에도,  어느집 마당 하나지만, 나무같이자란 깨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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