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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접시 Oct 29. 2020

지킬 수 없는 약속

일러스트/그림접시2020

둘째 아이 낳고 겉도 부스스했지만  속이 조금씩 부스러지기 시작했을 때 책 읽기 모임(동화 읽는 어른)에 

가입했다.
아이 둘의 엄마가 되는 건 동화 속에서는 아름다운데 현실은 녹녹지 않았다. 

친절한 엄마가 되었다가 미안한 엄마가 되었다가 버럭 하는 엄마가 되었다가, 감정이 녹았다가 얼었다가를 계속 반복하니 마음에  균열이 생긴 것 같았다.
그때 만난 동기들이 11명이다. 그들은 조금씩 다르게 왔겠지만 일주일에 책을 읽고 만나 육아와 가정, 꿈,
책 속을 왔다 갔다 하니 미세한 균열들이 메꿔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입 밖으로 꺼내면 금세 누더기 같은 이야기들 마저도 함께 나누면 훌륭한 퀼트 조각으로 만들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만남을 오랫동안 미뤘다가 몇 달 만에 만났다.
이번에는 혼자 읽기 힘든 고전을 읽고나눠보자 했다.
시간을 많이 줬는데 다 읽어가지도 못했고, 근사한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편안한 주전부리 간식 앞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즐거웠고 함께 나눌 것이 많았다.

같은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 힘이 되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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