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시 수학 시간 19개의 초콜릿을 둘이 나눠먹으려면 몇 개씩 먹고 몇 개가 남나요? 9개씩 먹고 한 개남은 초콜릿을 누굴 줘야 하나 하고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다 집에 왔다.
식탁 위에 주먹밥 한 접시 엄마가 식탁 위에서 죔죔 다섯 번쯤 하면 주먹밥 한 개 주먹밥 한 접시 만드는데 죔죔 175번쯤 했다고 한다. '접시에 주먹밥이 몇 개 있을까?라고 묻는다 학교에서도 나눗셈 식탁 위에서도 나눗셈이다.
마흔 넘은 나에게 엄마는 우렁각시처럼 일주일에 한두 번 찾아오셔 일용한 양식을 주시고 가신다. 어릴 때 엄마를 잃었던 남편이 제일로 부러워한 게 엄마의 존재였다. 나는 몰랐다. 엄마 없는 것이 얼마나 서럽다는 걸 결혼해 남편과 살아보니 아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명절에 시댁에 가도 먹을 것이 거의 없다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며칠 묵은 밥을 밥통에서 덜어내고 새 밥을 안칠 때 특히 그렇다.
하루 종일 종종 거리다 돌아왔는데 깨끗해진 집, 주먹밥 두 접시와 삶은 달걀 엄마가 해놓고 가셨다.
아마도 엄마는 지저분한 집을 치우며 어이구 언제 정신 차릴래?를 세 번쯤 속으로 말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식탁 앞에 서서 죔 죔 하며 주먹밥을 만드셨겠지 하는 생각이드니 미소가 지어졌다.
엄마는 센스 있게 한 접시는 나 먹으라고 고추장아찌를 넣어두어 매콤하니 입맛이 돌았다. 아이들과 나눠먹으며 할머니가 만들어준 주먹밥으로 교묘하게 나눗셈을 가르치려니 딱 알아채고 싫다 한다. 숙제고 뭐고 일단은 맛나게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