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그림접시2020남편은 새벽 4시 50분에 공항버스도 거의 없어져서 콜밴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가버렸다.
다섯번쯤은 미뤄졌던 일이라 내심 진짜 갈까? 했는데 진짜 가버렸다.
남편의 출장 비행기 티켓이 나오고부터는 식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왔다.
우리 가족들은 어찌나 끈끈한지
남편이 출근하고 바로 엄마가 오셨다. 사위 줄라고 고추볶음, 김치볶음 등 밑반찬을 만들어 오셨다.
그제는 동생이 나타났다. 형부 다른 나라 가서 더울지 모르니 얇은 바지 두벌 사 왔다. 엊 그제는 고모가 고기 다섯 근을 사 오셔서 남편 잘 다녀오라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오고 가족들이 나만큼 이나 아쉬워했다.
코로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구 반대편 나라로 일하러 간다 하니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워낙 자기 몸 아끼지 않고 일하는 남편이라 마스크라도 넉넉히 넣으려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 하고, 필요한 것 사준다해도 라면이면 충분하단다.
기술자인 남편이라 트렁크의 반은 공구들로 가득 채우고 반은 라면으로 채우고 나니 엄마가 만들어오신 반찬 중에 볶음 고추장밖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집 여름마당/2020나는 뭘해주면 좋겠냐니 폴란드 가면 두세달은 못올거 같아 미용실도 못갈거 같다며 나보러 머리를 아주 짧게 군대 가는것처럼 잘라달라고 했다.
못자르면 어떻하냐고 해도 볼사람도 없으니 괜찮단다. 결국 용감하게 스포츠머리로 잘라준거 밖에
없다.
그래도 혹시 몰라 꽉채운 트렁크에 혹시 배고플까 초코바2개와 몰래 쪽지 몇개를 넣었다. 혹시나 보고 반가워하길 바라는 맘에...
남편도 내맘 알았는지 평소엔 그리 무뚝뚝하지만
집 나서는 길에 작은 쪽지 하나 내게 내민다.
쪽지를 읽어보니, 남편은 모른척 하며 나의 일상을 잘 보고 있었다.
나도 이젠 걱정대신 솜사탕하고 있을테니 건강하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