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 달콤한 만다린과 호두

오전 9시에 하고 싶은 것

by 개굴 프레스

동네에 창고를 개조한 힙한 카페가 있다.

커피가 맛있는 곳으로 아침 8시 오픈.

동네에서 가장 빨리 여는 카페이기도 하다.


아침 9시는 이 카페에 오기 딱 좋은 시간.

넓고 한산한 장소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아들과 함께 카페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

아기 때부터 동네 이런저런 카페에 같이 다녔던 아들은 나의 카페 베프이다. 난 커피, 아들은 달달이 하나 시켜, 집중적이고 중구난방인 대화를 한다.


방학과 휴가로 느긋한 연말 아침

아들은 로봇교실 교구로 뭔가 제작 삼매경이다. 같이 가자고 애교를 동원해 봤지만 실패했다. 오는 길에 브라우니만 픽업해오라길래, 뒤끝 있게(?) 거절하고, 아들대신 책을 챙겨 나왔다.


좋아하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밖엔 허름해서 더 이국적인 카페의 마당이 보인다. 오늘 내 코가 고른 커피는 볼리비아. 바리스타가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걸 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늘 카페에선 나랑 대화하고 나랑 논다.

나의 2025년을 되돌아본다.

큰 변화들이 있었던 한 해였다. 인생에서 가장 컸던 풍랑과 그 뒤에 찾은 평화와 성장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잘 살아낸 내가 기특하다.

풍랑에서 날 잡아주고, 다시 바람을 받아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이 감사하다.

올해도 좋은 한 해였다.

작가의 이전글백번이고 천 번이고 말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