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예진 Feb 09. 2016

등대


밤바다에 너울거리는 저 불빛처럼
나라는 세상이
고요히 흔들린다

잠길만하면 떠오르는
부단한 몸짓의 반복이 눈물겹다

저멀리 물에 비친 빛무늬는 

아름답게 풀어
 편의 춤을 이루지만
본디 춤이란 살아남기 위한 몸짓이 아닐까

낮과 밤
규칙도 없이 찾아들고
파도를 이기지도 벗어나지도 못 할
내 춤사위는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련다

더 이상은,


아니 한 번쯤은
뭍에서 큰 숨을 내쉬고
기절한 듯 잠을 자보려다가도
내 속의 바람은 나를 가만 두질 못해서

더욱이 성난 파도
울음같은 웃음을 힘껏 내짖는다

이젠,
아니 언젠가
나라는 등대에 닿고싶다

그렇게
홀로지만 외롭지 않은
저 우직한 등대가 되고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